누가 뭐래도 아프리카 - 갈 데까지 갑니다! 아프리카 폭소 탐험기
아오야마 준 지음, 고주영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8년 2월
절판


개발도상국을 여행하고 있자면 자신이 일본인이라는 것을 원망하게 될 때가 있다. 현지 사람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입에 대는 물이나 음식에 탈이 나 버리는 것이다. 특히 고도 경제성장기 이후에 성장한 일본인은 그야말로 무균배양 그 자체로, 세상 밖에 뛰어나가면 그곳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온갖 잡귀가 설치는 세상인 셈이다.
보르네오 정글에서 바위틈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고여 있던 물을 마시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고 '저 아이는 도태되지 않고 훌륭하게 살아남았구나.'하고 감동한 적이 있다. 이런 지역에서 체력이 없는 어린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그것은 일종의 자연도태로, 강한 개체를 선택적으로 남김으로써 종 자체가 강해지는 것이다. 열 살도 안 된 이 아이는 엄연한 승자이다. 잘난 척하며 뱀장어나 찾으러 다니는 자신은 실은 도태되어 마땅한 약자이고, 일본이라는 특수한 온실 같은 곳에서나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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