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보고서 - 청와대 비서실의 보고서 작성법
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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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CD안에 담겨 있는 셈플예제는 물론이고 작성방식과 관련해서도 실망이다. 보고서 전반을 아우르는 것처럼 포장을 했지만 실제 보고서 작성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기본기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야기들에 불과하다. 좀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우리도 이제 문서결제시스템을 완비했다는 것을 광고하는 내용이 보고서 작성법 보다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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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 조직론으로 본 한국 자본주의의 본질적 위기와 그 해법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4
우석훈.박권일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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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쓰는 통장에 돈이 몇푼 들어온 뒤로 우석훈, 박권일 이 두 양반의 책을 사 보겠다고 기다린게 꽤 됩니다. 그런데 먼저 나오기로 했던 책은... 한때 인쇄밥 쬐끔 먹어봤던 입장에선 도대체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 사고들이 몰려가는 바람에 아직도 손에 안 들어왔고(여의도에 있는 서점에선 이번달 말이나 되어야 할거라데요. 들구 다닐 생각하니 끔찍해서 주문하지 못했던 헤리포터 7권이랑 같이 알라딘에서 할껄 절라 후회하고 있심다), 2권이 먼저 손에 들어왔습니다.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는 실제 한국경제의 위기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꽤 독특한 시각으로 쫓아갑니다. 책에서도 지적하는 내용이지만... '한 국가'가 다른 나라들에 의해 '샌드위치'로 포위되어 있고, 그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는 '탈레반에 의한 피랍'사건 초기에 꽤 많은 네티즌들의 글에서 읽을 수 있었던, 그리고 역시 '디 워'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던 황당한 프레임을 이용한 정치적 선동일 뿐입니다.
 
경쟁력으로 계산하든, 어떤 숫자를 놓고 보든... 일본과 중국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인데...그 사이에 있다고 해서 '위기'라는건 회사들이 겪고 있는 위기를 국가의 위기로 치환시켜놓은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이 선동이 먹히는 배경엔 상당히 시대착오적인 자의식 하나가 놓여있죠. 한국은 약소국, 개발도상국가라는 자의식 말입니다. 사실 탈레반이 얼씨구나 하곤 좋다고 납치했던 이유는 미국에게 꽤 들이댈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인데... 거꾸로 약소국이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자포자기하고 있는 상태, 아주 웃겼죠. '디 워'의 경우에도 비슷합니다. "조또 없는 나라에서 뭐 되는 거 하나 만들었는데 늬덜은 그걸 그렇게 꼬투리 잡아야겠냐"는게 이른바 '디빠'들의 공통분모잖습니까.
 
'샌드위치 위기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늬덜, 임금 올려달라고 데모질하면 안된다는 이야길 이 프래임을 이용해서 수작부리고 있는 셈이죠.
 
저자들은 한국 경제의 위기가 이런 '외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더더욱 심각하다는 경고를 하고 있지요. 바로 '조직'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해결을 위한 키워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저자들의 시각으로 쫓아가는거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본인의 블로그에 와서 좀 찌질한 소리 늘어놓는 이들이 생겼다고 자폭하고 다른 곳에 블로그를 만드는 까칠한 아저씨의 글 자체가 아주 산만하기 때문입니다. 초고를 편집자가 거의 손을 안 보고 내놓았다는 이야기인데요... 기본이 안된 편집자들이 많은거야 익히 아는 사실입니다만... 읽는 입장에서 보자면 좀 많이 불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다섯가지 키워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교란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추가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죠... 예를 들어 요즘 한 대선 후보가 꽤 공들이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만 하더라도 전경련의 입장은 '조또 왜 우리에게 이런거 또 시키는데?'로 정리되는 분위기거든요. 조직내부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위기라고 생각들을 하지도 못하고 있는 공룡시대에 살고 있는 원시인들을 설득시키기가 만만치 않다로... 귀결되니 말입니다.
 
우석훈 선생이 예전에 네이버에 블로그를 가지고 있었던 시절에 한 편집자를 극찬한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였다면 책이 어땠을까...란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더군요. 리뷰의 제목을 이렇게 정리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와 같은 분업이 조금 더 제대로 되었다고 한다면 훨씬 더 잘 읽히지 않았을까... 더 유의미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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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182s 2007-08-21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ㅁㅁ 까칠한 아저씨? 정말그래요,,까칠한...그러나 그의글은 투박하고 정치하지못한 문체가 많지만 그중구난방 속에 읽는재미가 있는듯,..

Samuel 2007-08-22 22:24   좋아요 0 | URL
ㅎㅎ 재미야 있지요. 하지만 내용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좀 적절하지 않은 문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자유로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신게 아닌가란 생각이 쬐끔 들거든요. 원 저자 두 양반 모두 만만찮은 만연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이 문제가 쪼끔 더 아쉬워지기도 하구요. 원래 메시지라는게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크니까 말이죠.
 
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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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인도 사회가 지금까지 존속해 올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카스트 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둘째, 국민의 화합을 위해서라고 하면서, 반드시 함께 어울려 먹고 마시며 계급간의 통혼이 허락되어야 하겠는가?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은 대소변을 보는 것 만큼이나 더러운 짓이 아닌가. 대소변을 볼 때 은밀한 곳을 찾듯이, 음식을 먹고 마실 때에도 은밀한 곳을 찾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셋째, 카스트 제도를 철폐하고 서구적인 사회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인도인들이 카스트 제도의 핵심인 직종 세습의 원칙을 포기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직종 세습의 원칙은 영원한 원칙이며, 그 원칙을 바꾸는 것은 무질서를 조장할 뿐이다. 하루 아침에 브라만이 수드라가 되고 수드라가 브라만이 되는 혼돈 상태를 한 번 상상해보라."
 
1921년 인도의 한 잡지에 실렸던 글입니다. 그런데 카스트 제도를 이렇게까지 옹호한 분이 이 분이라면 믿으실랑가요?

마하트마 간디
1869.10.2~1948.1.30

지금 네팔에서 안 돌아가는 일 때문에 속터지고 있다는 다큐감독님은 이 이야길 한 적이 있었죠. "말이야 바른 말이지, 간디의 비폭력 투쟁이라는게 대열의 맨 앞에서 대신 대가리 터져 나가줄 불가촉천민 없이 가능했을거 같어?"라고 말입니다.
 
카스트제도의 철폐를 온 몸으로 막아서는 간디옹의 활약(상당히 비열한 정치적 술수까지 포함된)은 뿌네협약이 체결되는 과정에서도 좀 극악하게 드러나지요. 인간이란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하면 너무 잔혹할까요?
 
이 책, <신도 버린 사람들, Untouchables>는 나렌드라 자다브의 부모가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만... 바바 사혜브-Baba Saheb(Sahib)라 불린,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도 건국의 아버지 중의 한 분이 사실 숨겨진 주인공입니다. 제 블로그에선 가끔 썼던 것 같은데... 바로 이 양반이지요.

Bhimrao Ambedkar
1891.4.14~1956.12.6

 
암베드카르 박사, 그 스스로가 달리트 출신이었으며 종국에는 힌두교를 버리고 10만 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불교로 개종해 현대 인도 불교의 중흥자로 꼽히는 이 양반, 인도 헌법의 초안을 만든 분입니다. 다무와 소무, 나렌드라 자다브 박사의 부모인 이 둘이 바바 사혜브(힌디로 '바바'는 아버지, '사혜브'는 Sir과 같은 뜻을 가집니다. 우리로 치면 아버지인 셈이죠)라는 애칭으로 불린 암베드카르가 이끈 불가촉천민 운동으로 인해 그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갔는지... 달리트에게 주어진 사회적 의무를 거부하면서 스스로가 어떻게 자신들의 삶을 개척해나갔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선의 계절인 2007년 여름,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에게 지지자들의 삶을 바꿔줄 수 있는 정치인이, 사회적 리더가 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되는군요... 과연... 그런 정치인은 우리가 찾을 수 없는 운명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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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 2007-08-14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Samuel 2007-08-22 22:25   좋아요 0 | URL
뭐 별말씀을요. ^^;;;
 
제국의 부활 - 비교역사학으로 보는 미국과 로마
페터 벤더 지음, 김미선 옮김 / 이끌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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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개나 소나 들먹이는 보수주의 이야기부터.

그 보수주의(conservatism)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람은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 1729-97))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보수주의는 프랑스 대혁명을 지독한 비관적 시각(분명히 타당성은 있는)으로 보면서 썼던 책 <프랑스 혁명론>(Reflection on the Revolution in France 1790)에서 기본적인 구조가 완성되었음에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미국의 독립전쟁을 두고 오히려 영국 왕이 일으킨 거라고. '자유'라는 영국의 '원칙'을 억압하는 왕이 오히려 영국의 전통에 대한 반란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요거... 참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자기 목을 내놓고 이렇게까지 주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근데... 이거 당시 영국의 정치 지형을 아는 사람들에겐 그렇게 놀라운 것이 되질 못한다. 애초에 미국의 독립전쟁을 이끌었던 사람들의 이데올로기는 에드먼드 버크가 속해 있었던 휘그당 중도파의 그것과 동일했기 때문이다.

그럼... 그 휘그당 중도파들이 가장 이상적인 사회로 생각했던 정치 체제가 무엇일까? 혹시 민주주의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대부분의 헌법 기초 위원들은 민주주의를 장려하기 보다는 오히려 우려할 어떤 것으로 보았다. 19세기에 들어서도 보수주의자들은 온갖 적들을 중상모략하기 위해 '민주주의자'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였다. 실제로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4.13~1826.7.4.)만 하더라도 민주주의자라고 자신을 설명하기 보다는 공화주의자라고 주장했었다. 이 뿐 아니다. 우리의 대자보들이 자기의 불법적인 영업활동에 대해 정부가 간섭할 경우 심심찮게 우려먹는 제퍼슨의 경구가 하나 있다. "나는 신문 없는 정부, 혹은 정부가 없는 신문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후자를 선택하겠다"는 그의 말과는 달리 자신과 정치적 적대 관계에 있는 신문사들을 폐간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다 부렸던 것이 제퍼슨이다."

<미국사의 전설, 거짓말, 날조된 신화들 Legends, Lies, and Cherished Myths of American History> 리처드 솅크먼(Richard Shenkman), 이종인 옮김, 미래M&B(미래엠앤비) 

사람들의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이들의 정치적 이상은 '공화주의'였으며 그 공화주의는 대중의 정치적 참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와 사심없이 국가의 이익을 위해 정치에 임하는 소수 귀족정과 절대적 권력을 가진 왕정의 결합체로 이해되었다. 그래서 매 2년마다 왕창 뽑아버리는 대의 민주주의(하원)와 매2년마다 1/3만 바꾸는 구조를 가진 귀족정(상원), 그리고 절대적 권력을 가지는 대통령(사실... 루스벨트 이전까진 몇 번 연임을 한다는 내용 자체가 미국 헌법에 없었다)의 삼위 일체로 미국 헌정체제가 구성되었던 것이다.

그럼... 휘그당 중도파와 미국 헌법 기초 위원들이 이상적으로 삼은 이 공화주의의 모델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물어보나 마나다. 고대 로마 제국을 얘들은 모델로 삼았었다.

애초에 나라 자체를 그렇게 생긴 넘들이 만들었으니 미국과 고대 로마 제국을 비교사학으로 정리해보면 붕어빵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철학박사인 이 필자가 쓴 이 책에... 결정적인 부분이 빠져 있다. 경제 구조 자체가 고대 로마와 현대의 미국이 워낙 차이가 남에도 이에 대한 제대로된 분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고대 로마 만큼 이어지는 미국 단극 체제가 어떻게 유지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자신있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것도 책의 원 저자가 경제적인 관점을 부러 뭉게거나 자신없기 때문에 그랬던게 아닌가 싶다.

물론... 이 사실들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겐 꽤 신기한 책일 수도 있겠으나(조선 대자보의 서평은 아무래도 그랬던 것 같다), 당대비평 2001년 겨울호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접해본 분들에겐 그닥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번역 깔끔하고 꽤 잘만들었음에도 별점을 저렇게 줄 수 밖에 없는것도 이 때문이다.

아... 이런 이야기 볼때마다 '그럼 우리와의 연관성은?'이라는 좀 생뚱맞는 질문을 하는 분들을 위해 한반도가 미국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고대 로마의 다음과 같은 사례는 참고로 알아두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로마에게는 사르데냐를 소유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카르타고가 샤르데냐를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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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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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주많은 이야기꾼이 몇일 뒤에도 스물 일곱 밖엔 안된단다. 그러니까 앞으로 이 재주꾼의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하면 그냥 신난다는 표현 밖엔 할 말이 없다.

좀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한겨레신문에 공지영과 츠치 히토나리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연재하는 것을 읽으면서 공지영이 쓴 앞부분을 보고 뒤로 넘어졌었다. 그 중견작가가 '나도 연애 소설 함 써보고 싶단 말이다!'를 선언하는 폼이 에서 정신병원에 갇혔던 10대를 열연하고 바로 니콜라스 케이지와 함께 gone the the sixty second를 찍은 후 안젤리나 졸리가 했던 말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아~ 덴장~ 나 아직도 팔팔한 청춘인데 맨날 그렇게 심각한 영화만 찍으라는거야?"라는...

공지영에게 덧씌워졌었던 '사회파 작가'라고 하는 굴레를 그녀가 얼마나 갑갑하게 생각했었는지 그것보다 실감나게 보여주는 것이 더 있었으랴. 하지만, 이제 그런 세대가 아닌 작가가... 그것도 그 나이에 등단을 했다. 아싸~! 이젠 이 작가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인지, 그거 들을 준비만 하고 된다는 이야기다.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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