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Jamie Oliver라는 영국 요리사가 있습니다.



자기 이름을 브랜드로 만들어 주방용품까지 팔아먹고 있는 넘이죠(75년생임다. 저보다 어림다. ^^;;). 자기 이름이 브랜드니 돈, 상상을 초월한 만큼 벌고 있으며 모델 출신의 마눌까지 얻어서 살고 있습니다. 남자들 입장에서 부럽기 그지 없는 놈이죠. 뭐  하지만 별로 제가 관심가져야 할 인물은 아닙니다. 제가 영국까지 날아가 이 유명한 주방장의 요리를 직접 맛볼 가능성이라는게... 그게 그렇게 큰게 아니니까 말이죠. 거기다 전 빼빼과의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005년에 병원서 제 의지와는 무관한 프로그램들을 보고 나서부터 쬐끔 달라졌습니다.

OCN이야 요즘 케이블에 거의 필수적인 체널로 들어가고 있심다만 이른바 여성전용 체널을 표방하고 있는 On Style을 저 같은 마초과가 볼 일이 없었죠. 하지만 아줌니들이 체널권을 가지고 있는 병원에서 말 잘못 꺼냈다간 조뙈는거잖아요. 조용히 입다물고 봤죠. 그래도 제가 볼만한 것들도 쬐끔 있긴 하더라구요. <Gilmore Girls>와 <Cold Case>등은 꽤 재미있게 봤으니까요.

그런데... 이 즈음에 이 유명한 요리사가 <Jamie's School Kitchen>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걸 On Style이 방송하고 있었습니다. 요리사의 입장에서 도저히 음식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을 아이들이 먹고 있는 걸 보고 학교 급식 자체를 얼마 안되는 추가 예산만으로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덤벼드는 거이... 그 방송의 내용이었거든요. 당시 영국 대부분의 학교에서 아이들이 급식으로 먹고 있던 건 '조리'가 아니라 '조립'되는 음식들이었습니다. 대규모 급식회사가 와서 조립될 넘들을 풀어놓고 가면 '급식'을 담당한 아줌마들이 이걸 애들에게 제공하는 것이었죠.
 



요 프로그램입니당...

제이미는 이걸 지역의 유기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식단을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하며, 추가 예산이 얼마 안든다는 걸 '몸으로 보여줍니다'. 여러운 거요...? 한 두가지가 아니죠. 일단 '조립'을 하던 아줌마들에게 '조리'를 가르치니 거의 대부분이 배째라 모드로 돌입하게 됩니다. 학교 급식이라는게 양으로 놓고보자면 최소 대대급 병력을 먹이는 거잖아요? 울나라 군대에서 그 정도의 사람들에게 밥 먹이려면 장비가 달라집니다. 예로 주걱이 '삽'이 되죠. 노동강도가 한 순간에 몇 곱절로 높아지니까 '나 그 돈 받고 그 일 못해'라는 분들이 속출합니다. 제이미, 당삼하게 이 사람들 설득한다고 조빠지게 뛰어다닙니다.

거기에 낮은 가격으로 좋은 식재료를 공급해줄 수 있는 사람들도 찾아야 함은 물론이고... 적절한 수준의 영양을 제공하면서도 예산이 너무 많이 넘어가지 않도록 계산기도 열심히 돌려야 했죠. 하지만 이런 어려움은 정작 급식을 시작했을때 만나게 되는 상황에 비하면 암것도 아니었습니다. 뭔 일이 벌어졌냐구요?
 
애새들이 좋은거라고 주는데 안 처먹고 맛 없다고 갖다버리는 사태가 발생되었거든요. 그것도 몇 주가 넘도록 말이졉.

아예 밖에 나가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사 먹는 넘들까지 나오게 되니까... 이 친구,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애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치킨 너겟의 제조법을 공개해버린 겁니다. 제조법이 어떻게 되냐구요? '닭껍질 + 닭찌꺼기'를 믹서에서 갈고 여기다 합성 지방을 넣고 보기 좋은 사이즈로 쪼게서 기름에 튀기는거거든요.

속에서 뭐가 올라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당근 치킨 너겟 좋아하던 그 넘들의 분위기 싸~해졌죠. ^^;;;

제이미는 이 프로그램을 근거로 당시 영국 총리였던 토니 블레어로부터 학교 급식을 제이미가 제안한 방식으로 바꾸는데 추가로 필요한 2억8천만 파운드의 예산을 따내는 건 물론이거니와... 다음해인 2006년 9월부터 영국의 학교 급식에서 감자튀김, 탄산음료와 같은 넘들도 학교에서 몽땅 다 쫓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이거, 한국에선 불가능할까요? 2억8천만 파운드면 한국돈으로 4천9백억원에 가까운 돈입니다. 엄청난가요? 뭐 그래봐야 국산 순항미사일 50발 정도에 불과합니다. 국가 예산비중으로 놓고보자면 0.2%가 안되구요. 사실 영국의 살인적인 물가를 감안하면 제이미가 했던 수준의 학교 급식 혁명을 이끌어내는데 필요한 돈은 거의 1/10 수준으로도 가능할 겁니다.

근데... 이 생각, 작년 여름에 경실련 주최의 CSR포럼에 가서 사진 찍다가 민주노총에서 나온 아저씨 말씀 들으면서 몇 년만에 제 뇌속의 RAM에 로딩되었던 겁니다. 민주노총에서 사회연대활동의 하나로 꼽았던게 '우리 농산물'을 기업의 구내 식당에서 사용하려고 한다는 이야길 꺼냈거든요... 이게 뭐 문제냐구요? 몇 년전에... 고지식하긴 하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선 조또 관심없는 판사님 한 분이 '학교급식조례'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던 적이 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건... '우리 농산물'을 쓴다는 부분이 WTO 위반이라는 것이었단 말이졉...

사실 이거, '기후변화협약 등을 고려해 저에너지 소비 식재료를 우선으로 사용한다' 등으로 해야 하는건데... '고려연방제'를 '코리아연방제'로 바꾸는 상상력을 가지고 남한을 바꾸겠다는 NL들의 사고 수준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 하지 않는 담에야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졉...

이런 양반들을 설득하려면 참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다뤄야 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정리하는게 깝깝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 '정리'를 깔끔하게 한 책이 있더군요. 

바로 <지식 e>입니당. ^^;;
 
어떤 문제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다이제스트 판으로 정리해놓은 책이 작년 말에 북 하우스에서 나왔습니다. EBS에서 사람 쇼킹하게 만들어놓고 유유히 지나가는 5분짜리 다큐 <지식 e>를 책으로 만든 겁니다. 물론 문제는 쫌 있습니다. 이 책의 진가는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므로 책 값이 수억 들어갈 것을 각오해야 읽을 수 있는 책이거든요. ^^;;;

<West Wing> 시즌 7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에 나왔던 산토스 후보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매 5년마다 지식의 총량이 2배씩 늘어난다고. 적어도 이걸 쫓아가는데 이 만한 가이드북은 제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 물론 이 책이 코리아 연방제를 고조선 시대의 강철검쯤으로 생각하는 분들이나... CSR이야기하면 반기업정서를 들먹이는 분들을 상대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말에 혹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시각이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데는... 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SERI2008>같은 건 <The Economist>에서 해마다 내놓는 세계경제전망 특별판으로 땜빵하시고... 올 한해동안 무슨 책들을 읽을까 리스트를 함 만들어보시는 것도... 이명박 정부를 살아가는데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 옛날. 러시아의 대머리 아저씨가 이런 말을 했잖슴까...
 
'학습하라, 선전하라, 조직하라.' 뭘 알아야 선전이라는 걸 할거고, 뭘 선전해야 조직이라는 걸 만들어서 뭔 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거... 요거 변하지 않는 진실 중에 하나 아니던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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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빠 2008-06-09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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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