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 조직론으로 본 한국 자본주의의 본질적 위기와 그 해법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4
우석훈.박권일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가 쓰는 통장에 돈이 몇푼 들어온 뒤로 우석훈, 박권일 이 두 양반의 책을 사 보겠다고 기다린게 꽤 됩니다. 그런데 먼저 나오기로 했던 책은... 한때 인쇄밥 쬐끔 먹어봤던 입장에선 도대체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 사고들이 몰려가는 바람에 아직도 손에 안 들어왔고(여의도에 있는 서점에선 이번달 말이나 되어야 할거라데요. 들구 다닐 생각하니 끔찍해서 주문하지 못했던 헤리포터 7권이랑 같이 알라딘에서 할껄 절라 후회하고 있심다), 2권이 먼저 손에 들어왔습니다.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는 실제 한국경제의 위기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꽤 독특한 시각으로 쫓아갑니다. 책에서도 지적하는 내용이지만... '한 국가'가 다른 나라들에 의해 '샌드위치'로 포위되어 있고, 그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는 '탈레반에 의한 피랍'사건 초기에 꽤 많은 네티즌들의 글에서 읽을 수 있었던, 그리고 역시 '디 워'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던 황당한 프레임을 이용한 정치적 선동일 뿐입니다.
 
경쟁력으로 계산하든, 어떤 숫자를 놓고 보든... 일본과 중국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인데...그 사이에 있다고 해서 '위기'라는건 회사들이 겪고 있는 위기를 국가의 위기로 치환시켜놓은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이 선동이 먹히는 배경엔 상당히 시대착오적인 자의식 하나가 놓여있죠. 한국은 약소국, 개발도상국가라는 자의식 말입니다. 사실 탈레반이 얼씨구나 하곤 좋다고 납치했던 이유는 미국에게 꽤 들이댈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인데... 거꾸로 약소국이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자포자기하고 있는 상태, 아주 웃겼죠. '디 워'의 경우에도 비슷합니다. "조또 없는 나라에서 뭐 되는 거 하나 만들었는데 늬덜은 그걸 그렇게 꼬투리 잡아야겠냐"는게 이른바 '디빠'들의 공통분모잖습니까.
 
'샌드위치 위기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늬덜, 임금 올려달라고 데모질하면 안된다는 이야길 이 프래임을 이용해서 수작부리고 있는 셈이죠.
 
저자들은 한국 경제의 위기가 이런 '외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더더욱 심각하다는 경고를 하고 있지요. 바로 '조직'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해결을 위한 키워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저자들의 시각으로 쫓아가는거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본인의 블로그에 와서 좀 찌질한 소리 늘어놓는 이들이 생겼다고 자폭하고 다른 곳에 블로그를 만드는 까칠한 아저씨의 글 자체가 아주 산만하기 때문입니다. 초고를 편집자가 거의 손을 안 보고 내놓았다는 이야기인데요... 기본이 안된 편집자들이 많은거야 익히 아는 사실입니다만... 읽는 입장에서 보자면 좀 많이 불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다섯가지 키워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교란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추가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죠... 예를 들어 요즘 한 대선 후보가 꽤 공들이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만 하더라도 전경련의 입장은 '조또 왜 우리에게 이런거 또 시키는데?'로 정리되는 분위기거든요. 조직내부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위기라고 생각들을 하지도 못하고 있는 공룡시대에 살고 있는 원시인들을 설득시키기가 만만치 않다로... 귀결되니 말입니다.
 
우석훈 선생이 예전에 네이버에 블로그를 가지고 있었던 시절에 한 편집자를 극찬한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였다면 책이 어땠을까...란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더군요. 리뷰의 제목을 이렇게 정리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와 같은 분업이 조금 더 제대로 되었다고 한다면 훨씬 더 잘 읽히지 않았을까... 더 유의미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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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182s 2007-08-21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ㅁㅁ 까칠한 아저씨? 정말그래요,,까칠한...그러나 그의글은 투박하고 정치하지못한 문체가 많지만 그중구난방 속에 읽는재미가 있는듯,..

Samuel 2007-08-22 22:24   좋아요 0 | URL
ㅎㅎ 재미야 있지요. 하지만 내용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좀 적절하지 않은 문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자유로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신게 아닌가란 생각이 쬐끔 들거든요. 원 저자 두 양반 모두 만만찮은 만연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이 문제가 쪼끔 더 아쉬워지기도 하구요. 원래 메시지라는게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크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