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대구, 대구 사람들
대구.경북역사연구회 지음 / 중심 / 2001년 8월
평점 :
품절


나는 대구사람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중학교 3학년때 서울로 왔다. 그래서 지금은 서울사람이다. 좀 쉽게 이야기하자면 나는 서울말을 하는 대구사람이다. 이게 아마 정확한 내 정체성일 것이다. 이 정체성은 어린 시절 나에게 상당한 시련을 안겼던 촌놈 컴플렉스의 원인이었고, 지금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노스탤지어의 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대구의 역사를 전혀 몰랐다. 이 책은 나같은 대구사람들에게 대구가 그저 드라마 『태조 왕건』에 싸움터로 나오는데서 끝나는 도시가 아니라 어쩌면 필연, 어쩌면 우연으로 이루어진 한국에서 3번째로 큰 도시임을 알려준다.

어린 시절, 가끔씩 사생대회를 하던, 분수가 뿜어져나오는 조그만 공원(중앙공원)이 경상감영인줄을 어찌 알았겠으며, 최고의 번화가라는 동성로와 남성로가 대구성의 성벽이 있던 자리라는 사실을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하여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분명히 달라졌다. 역사로 파악하는 내 고향은 그저 어린 시절을 의탁하던 의미없는 지역과 분명 다른 것이었다.

거기다 나의 본적지인 경산이 한 때 대구보다 더 큰 읍성이었다는 사실은 또 하나의 충격이다. 언제나 대구의 부속물처럼 여겨졌던 이곳이 한 때 대구를 관할하던 곳이었다는 사실은 앞으로 대구광역시의 확장방향이 어디일 것인지를 알려주는 힌트이기도 하다.

당신이 대구사람이 맞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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