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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역할 - 장하준이 제시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발전과 진보의 경제학'
장하준 지음, 황해선, 이종태 옮김 / 부키 / 2006년 11월
평점 :
장하준의 여러 책을 일관하는 발상과 논리를 정리했다고 볼 수 있는 책으로 시사적인 주제를 명백하게 제시하던 다른 책들의 이론판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파 정치경제학 시대의 논쟁을 21세기에 와서 다시 한다는 것이 좀 서글프기는 하지만 정치경제학에서 정치를 떼버리려고 그렇게 노력해온 신고전파와 신자유주의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책들이 케인즈보다 훨씬 위험해 보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신고전파와 케인즈를 대충 합쳐서 버무렸던 경제학 전공공부의 기억이 새로웠다. 경제학의 가장 기본적인 이론적 배경인 시장과 가격마저도 국가가 그 기반을 만들어 내고 지키지 않으면 결코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이 명백한 사실을 "ceteris paribus ; The other things being equal"이라는 가정에 감추어 버리는 것이 과연 이성적이고 현실적인지, 묻고 답하는 과정이 매우 진지하다. 맑스주의로 대체되어 그 흔적조차 찾기 힘들었던 고전파 정치경제학의 부활을 알리는 한국출신 경제학자의 "정치경제학 수고"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