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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지고 싶은 거미 소녀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11
파스칼 샤드나 지음, 델핀 부르네 그림, 이주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1년 6월
평점 :
딸아이는 이 책의 초반부를 읽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아리안의 눈앞에서 맨 먼저 아빠가, 그 다음에 엄마, 남동생과 여동생들이 잇따라 인간의 신발에 밟혀 쓰러졌다.
가족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도망쳤지만 소용없었다. 모두가 눈 깜짝할 사이에 하얀 욕실 바닥에 깔려 죽고 말았다.
아리안은 뒤에서 이 장면을 다 지켜봤다.(19쪽)
거미를 무서워하는 딸이지만 하루아침에 가족을 모두 잃어버린 아리안에게는 깊은 동정심을 느꼈나보다.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다.
그림책 <소피의 달빛 담요>를 읽고서 딸아이는 한동안 거미줄을 보면 절대로 망가뜨리면 안된다며 야단이었다.(지금은 기억도 못하겠지만)
거미소녀 아리안은 왜 자신의 가족이 모두 죽게 되었는지, 왜 자신을 보면 사람들이 놀라며 도망가는지 그 이유를 짐작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무서울 정도로 못생긴 거미라는 이유때문이다.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아. 나는 더러운 진드기, 파리, 좀벌레, 모기, 벼룩을 잡아먹으며 인간이 사는 집을 깨끗하게 만들어 줘. 하지만 그런 내게 돌아오는 대가는 고작 인간의 사나운 발길질이야. 왜 그런지 알아? 내 모습이 징그럽기 때문이야. 누구나 내 모습을 보고 놀라지."(30쪽)
'변신마법사' 사슴벌레 선생님에 의해 등에 무당벌레 등껍질을 갖게 된 거미 '오르티'를 알게 된 아리안은 수술을 결심한다.
수술을 하면 거미집을 지을 수 없다는 큰 단점이 있음에도 거미줄을 치는 것보다는 예뻐지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른다.
오르티의 수술 성공을 축하하는 파티에서 잘생긴 거미 '잭'을 만나게 된다.
첫눈에 아리안에게 반한 잭은 아리안의 수술을 막기 위해 애쓴다.
아리안은 똑똑히 들었다. 잭이 자신에게 아름답다고 했다. 아리안은 생각을 바꿨다. 잭의 사랑을 받아들이려면 거미의 다리와 털이 그대로 필요했다. 이제 수술은 필요 없었다.(70쪽)
누군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 주고 사랑해 준다는 것은 살아가는데 굉장한 힘이 될 것이다.
아리안과 잭의 사랑이 영원하길 바란다.
"잭, 이다음에 아리안이 육아에 지쳐 배가 볼록 나온 아줌마가 되더라도 몸매갖고 놀리면 가만 안두겠어!"(우리남편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