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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다이어트
에바 캐시디 지음, 한성아 옮김 / 갤리온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우연히 책꽂이에서 발견한 이 책. 불륜 다이어트...
상당히 자극적인 책 제목이다.
내가 언제 저런 책을 샀지?
곰곰 생각해보니 몇년 전 웅진홈피에서 여러 권 묶어서 싸게 파는 책이 있길래 냉큼 샀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왠지 만지는것조차 뭔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아 이 책만 얼른 책꽂이 구석에 꽂아놓았던 것 같다.
그런데...새삼...왜 이 책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던걸까? (나는 지금 다이어트중!)
조심스레 꺼내본다.
띠지에 적혀있는 강렬한 글에 '헉'소리가 절로 난다.
당신의 아내가 선택한 가장 위험한 다이어트 법!
유부녀가 갑자기 다이어트에 목매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첫째, 바람피운다. 둘째, 남편이 바람피운다. (이건 아닌거 같은데,,,쩝)
살로 인해 배신당하거나
상처받은 적 있는 이 세상 모든 여성들이여,
다이어트는 복수에 대한 환상이다. 욕망하라, 그리고 상상하라!(저요! 저요! 저 상처 많이 받았다구요. 흑흑--::)
이 책을 보는데 왜 그리 식구들의 시선이 의식되는지, 남편 눈 피하랴, 아이들 눈 피하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론만 말하면, 재미있었다.
좀 과한 방법이긴 하다.
물론 주인공 에바가 살을 빼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륜을 저지른 건 아니지만....아무튼 좀 씁쓸하다.
책을 읽다가 무릎을 치게 만든 대목이 있었다.
나는 새로운 비밀 하나를 배웠다. 남편들은 자기 아내가 날씬하길 원하지만, 먹는 걸 줄이는 건 싫어한다는 사실.
아내가 다이어트를 하면 남편은 소외감을 느낀다. 그건 남자들이 여자를 먹이는 걸 무의식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이다.(중략)
아내가 먹는 걸 멈추면, 마치 아내가 두 가슴을 내버리기라도 한 듯 여긴다. 그래서 아내가 다시 음식을 먹기 전까지 부루퉁해 있다가, 다이어트를 망치는 수류탄과도 같은 음식들이 마누라 입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안심하며 헤벌쭉 웃는다.(101,102쪽) 그랬던 거였다. 내 남편도 이런 마음이었군...
에바의 몸무게가 65kg에서 47kg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면서 묘한 희열을 느꼈다.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
핫요가를 시작한 지 한 달째다.
나는 매일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자극받는다.
앞을 보면 늘씬한 몸매의 강사가 나를 자극한다.
왼쪽을 보면 도저히 아기엄마라 상상할 수 없는 쭉쭉 빠진 아줌마가 또 나를 자극한다.
오른쪽을 보면 같은 여자가 봐도 정말 한숨이 나오는 몸매의 소유자가 더욱 더 나를 자극한다.
그들이 모두 나의 선생이다.
나는 오늘도 꿈꾼다.
날씬했던 20대의 내 모습을,
날씬해 있을 50대의 내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