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이들처럼 눈시울을 적시지 않은 것은

세상의 때가 너무 많이 묻은 탓일까요

언제부터인가 눈시울이 붉어지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렇다는 것도 알지 못했구요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의 감동이란 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인가부터 나도 모르게

손톱과 발톱이 자라는 것처럼 그렇게 나도 모르게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언제나처럼 손을 씻으며

거울을 슬쩍했는데

얼굴이 뽀얗고 입가와 눈가에 웃음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공지영씨 소설을 다 읽고 바로 화장실을 간 터라

대량구입한 소설 한 권을 마무리했다는 성취감과

몇 작품을 통해 나와 감성이 소통한다고 생각했던

공지영님과 몇 일간 대화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이라

그렇게 기분이 좋았나봅니다

 

아직도 소설을 읽으며

인정하고도 받아들이고도 싶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부와 다르게 삶의 가치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다는 것에는

적극 동감합니다

어찌보면 소설 속 윤수와 같은 처참한 어린 시절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는 내게도

하품할 때 자극된다는 그래서 눈물이 찔끔 나온다는 그 곳이 아닌

가슴 어딘가의 눈물샘에 가득 고인 눈물이 왈칵 쏟아질 날이 있을 거라는 것입니다

제가 알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지만

그것이 삶의 가치였으면 하는 것은 저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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