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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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음의 향연》은 과학자들의 가설을 근거로 야생 고지대 원주민의 식인 관습에서 발생한 쿠루와 양의 스크래피가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즉 인간 광우병과 유사한 발병 증세를 나타내며, 뇌에 별 모양의 많은 구멍이 뚫리는 해면상 뇌증이 나타남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인간 광우병의 발생원인을 찾고자 노력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리처드 로즈는 1997년에 이 책을 썼다. 책에 담긴 당시 과학자들의 가설들이 21세기에 들어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사태를 진지하게 만들고 앞으로 잠복기가 지나면 더 많은 사람이 인간 광우병 증세를 보일 수 있다는 가설 또한 들어맞을까 두렵다.

2.
“발병 인자에 대한 과학적 논란만 하더라도 비정상 단백질 결정화 이론(칼턴 가이듀섹), 프리온 설(스탠리 프루지너), 스크래피 관련 원섬유 설(퍼트리샤 머즈), 유사 바이러스 입자 설(하이노 디린거), 스피로플라스마 설(프랭크 O. 베스티언), 바이리노 설(앨런 디킨슨) 등 다양한 학설이 제기되었다.”

현재 프리온 단백질 이론이 가장 현상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 광우병이 정말 두려운 이유는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확실히 규명되지도 않았고, 잠복기가 30년~50년으로 길어 과학자들의 가설을 실험해보기에 너무 긴 시간이며, 살아 있는 상태에서는 확진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치료약도 전혀 없는 데다 치사율이 100%다. 걸리면 죽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잠복기를 지나 대량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광우병의 근본원인을 찾아 발병 인자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다.

3.
《죽음의 향연》에서 어둠 속에 꽁꽁 숨어 드러나지 않는 인간 광우병의 정체는 《육식의 종말》에서 “수천 년에 걸쳐 인류와 소 사이에 공고하게 다져진 특별한 관계를 다루”는 것을 통해 뭉뚱그려진 모습으로 드러난다. 비위생적이라고 말하면 너무 간소할 정도로 역겨운 소 사육 과정과 도축 과정은 이러니 광우병 같은 질병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나 싶을 정도다.

소 사육과 육식이 역사적으로 남성 지배 영속화, 계급 차별 조장, 국수주의와 식민주의의 이익 증진,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적 박탈 영속화, 자연 생태계 파괴, 지구 사막화, 축사 단지의 형성과 효율성 중시로 인한 각종 폐해, 인간의 노동력을 상업적 자원으로 전락시키는 주범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죽음의 향연》에서 볼 수 없는 인간과 소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인 맥락과 육식을 하는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통해 인간 광우병을 넘어 인간의 소 사육과 육식으로 인한 지구 전체의 황폐화에 대한 저자의 주장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 《육식의 종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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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