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교육의 성공 - 경쟁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의 학력으로
후쿠타 세이지 지음, 나성은.공영태 옮김 / 북스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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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학습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학생들 개개인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제도를 갖춤으로써 일류 교육 국가가 될 수 있었다. 이런 핀란드 교육의 힘은 핀란드의 사회의 복지 정책에서 비롯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거두는 세금[i]으로 무상교육을 비롯한 핀란드 국민의 보편적 복지를 실행하는 것이다. 복지 정책으로 인해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평등한 교육 기회는 “사회적 배경이 학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위와 같은 핀란드의 교육을 성공이라 표현하려면 교육을 통한 사회적 생활 수준의 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교육이란 교육만의 독립적인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정치, 경제와 깊게 연관되는 것이다(한국의 대통령과 국회위원이 내세우는 공약에는 거의 다 교육에 대한 공약이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핀란드는 기본적으로 복지 정책과 교육 정책에 있어 “교육에 관한 한 정당에 따라 견해가 다르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이념적 일치가 이루어”진 나라이다. 말하자면 정치적으로 사회적 견해가 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핀란드의 사회적 합의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1960년부터 40년에 걸친 “교육 개혁”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84-85쪽 참고). 교육의 또 다른 성과는 핀란드인들의 “높은 생활 수준”이다. 교육을 사회적 자산으로 여기고 앞서 언급한 교육 개혁 같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교육이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핀란드 교육에 대한 장점과 그 성과를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고 지루할 것이다. 다른 나라의 교육 낙원에 대한 문학 작품 읽는 것마냥 몽롱해질 텐데. 결국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한국 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 《핀란드 교육의 성공》에서 저자 후쿠타 세이지의 ‘들어가는 말’ 중 한 문단을 인용해 본다.

“아직도 아이들은 경쟁을 강요받고 있으며 시험을 치르기 위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시험이 끝나면 곧바로 잊어버리는 지식을 억지로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정 고교나 대학 입학이 목적이 되어버린 지 오래고, 다행히 대학에 입학하고 나더라도 더 이상 공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점수를 따기 쉬운 공부에 모두들 매달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와 같은 체제는 교사와 학교 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화 속에서 학력에 대한 사고만은 과거 방식 그대로 인 것이다.”

위의 인용문은 저자가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든 것이다. 그런데 딱 한국의 교육 현실이다.

그리고 후쿠타 세이지는 ‘PISA 2000, 2003의 읽기 소양의 득점 분포와 평균치와의 차이’로 볼 때, “일본은 미국형에 가까워져 있고, 한국은 핀란드형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까지 보면 한국의 교육도 핀란드 교육처럼 성공했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PISA의 학력 조사에서 거의 모두 상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아래의 인용문을 보자.

“PISA 2003에서 평균 득점의 국제 비교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상위권 1할, 즉 4위까지의 모든 영역에서 두드러진 국가는 단 두 곳뿐이다. 바로 한국과 핀란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두 국가의 교육은 매우 대조적이다.”

후쿠타 세이지는 한국의 학생들은 “방과 후의 공부 시간은 일본의 2배 이상이고 핀란드의 3배”에 가깝다고 말한다. 한국과 핀란드의 교육이 대조적이라고 말한 이유는 한국의 양적 교육과 핀란드의 질적 교육의 차이에 대해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교육 방식에 핀란드의 성공적인 교육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서평의 서두에 핀란드 교육의 힘은 복지 정책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한국의 경우 자본주의 무한 경쟁 시스템으로 사회 전체가 운영되고 있다. 핀란드와 같은 평등의 이념에서 비롯된 복지 정책의 바탕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핀란드 형 교육 방식을 억지로 이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 교육에는 당장 눈에 띄는 문제들이 있고 이런 문제들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내가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도 영역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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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2007년에 핀란드 국민들 1인당 세금 부담률은 43%(스웨덴 51.1%, 독일 34.7%, 캐나다 33.5%, 2006년 한국 26.8%, OECD 평균 36.2%)로 상대적으로 부담률이 높다.](프레시안, ‘핀란드 교육 탐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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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헤는밤 2009-02-1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내용으로 몇번씩 나오는 부분이지요 " 공부를 하든지 하지않든지 그 건 학생 자신의 책임입니다" 핀란드의 자율교육 밑에는 책임이 있습니다. 핀란드식 사고라고 저는 이름을 붙이고 싶습니다. 우리도 그 것을 좇아야할까요? 아니면 우리 정신문화속에서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까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핀란드 무작정 따라하기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legows 2009-02-12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핵심은 개인의 사고나 정신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을 국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기고
정치적, 경제적인 문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 펼쳐질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제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