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그때까지 내가 살고 있었고, 그게 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세계가 그처럼 간단하게 무너져 내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건 이 세계가 낮과 밤, 빛과 어둠, 진실과 거짓, 고귀함과 하찮음 등으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그때까지 나는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제까지 밤이 노래한다는 것을 알지 못해서 《밤은 노래한다》라는 제목을 달았을까. 어쨌든 이 작품은 읽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어딘가 아쉽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보았던 이 책에 대한 한 블로거의 《밤은 노래한다》에 대한 비평 중 그가 제시한 대안이 계속 머릿속에서 굴러다녔다. “그냥 연애담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차라리 연애에 집중하거나 민생단 사건을 소재로 한 팩션(faction)이었다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김연수는 인간 개인의 안팎에서 빚어지는 감정 묘사가 탁월하고 절절한 작가다. 김연수가 그의 장점을 살려 이 책 《밤은 노래한다》에서 역사적 상상력이 아니라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했다면 어땠을까.

덧붙여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이 작품의 화자 김해연이 일했던 ‘만철’(남만주 철도주식회사)이었다. 일본 제국주의와 그로 인한 신생 만주국에서 만철의 역할과 그 정체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고바야시 히데오의 《만철》을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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