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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거이야기 - 1948 제헌선거에서 2007 대선까지
서중석 지음 / 역사비평사 / 2008년 3월
평점 :
이 책은 한국현대사에서 정치를 중심으로 정치에서도 선거를 중심으로 강의한 내용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에 대한 서중석의 객관적인 의견에 더해진 주관적인 의견은 드러나지만 그의 이념적 잣대나 기준으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판단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145페이지의 “파병으로 월남에서 돈이 들어오고”같은 경우 1966년이면 박정희 집권 기간인데 이 기간에 박정희의 경제 발전 ‘업적’이라는 것이 대외 의존적이고 반인륜적이었다는 것의 근거로 월남파병을 많이 언급하는데 이것에 대한 어떤 주관적 주장도 없다는 것이 이 책에 주관적이고 주입적인 이념적 잣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역사학자의 의무라고 할까. 역사를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전달하는 것, 그것에 비춰본다면 서중석의 역사 강의는 꽤 투명하고 맑다고 할 수 있겠다.
서중석은 한국현대사의 선거에서 지역이기주의와 금권선거, 독재정치로 인해 민주주의가 새카맣게 훼손되었지만 어찌되었든 ‘선거’라는 다수결의 민주적인 제도가 살아있었기 때문에 정치에 민의를 반영하고 독재자들을 재단했으며 민주주의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역이기주의와 금권선거는 지금, 2008년까지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다.
나는 지금 서울시 강동구 천호공원의 새로 짓고 있는 도서관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6.4 재보권선거를 위해 한나라당 소속 후보는 자신의 힘으로 도서관을 건립했으며 뉴 타운 우선순위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사람은 한나라당의 오세훈 서울 시장이며 이 오세훈 시장이 같은 한나라당이 아니면 누굴 밀어주겠냐고 소리친다.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공약이나 능력이 아닌 집단주의를 통해 당선되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나라당 후보는 언제부턴가 이명박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기 시작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이 그 정도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차라리 대단한 한국의 CEO 대통령이 한나라당이라고 말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왜 말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지금 이명박은 초 · 중 · 고딩에게 명바기, 쥐바기로 불리고 있으며 “이명박 OUT”은 국민의 입에 착착 달라붙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명박을 언급하면 물귀신 작전이 아니라 물귀신을 소환해 저승 가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동구를 발전시키고 정치를 한다는 사람의 선거 유세가 이렇게 야비하고 소심하다. 과연 17대 대통령 선거와 18대 총선 이후로 후퇴한 민주주의는 선거라는 민주적인 제도를 통해 내달릴 수 있을까.
정치와 선거의 이런 저런 오류와 왜곡은 서중석이 언급한 헤겔의 “이성의 간지”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한국현대사 공부와 현대사의 맥락에서 정치사를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역사가 아무리 오묘하고 역석적이라도 정치를 하는 당사자들과 국민이 바뀌지 않고 정체되어 썩어간다면 어떤 것도 해결되거나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