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드가 제인에게 몸을 뻗더니 ‘물어야 할거 말아야 할거 ‘고민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살피며 코를 킁킁거렸다. 그러다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그녀의 손에 머리를 문지르며 귀를 긁어 달라고 몰염치하게 요구했다.
개들은 사람보다 인간의 성품은 훨씬 더 잘 파악한다.  - P66

애들레이드는 불운과 가난 속에서 태어나 방치와 고독 속에서자랐다. 이 평범하고 근원적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한사람의 출생이 반드시 결말까지 예고하지는 않는다는 교훈을 얻게된다. 왜냐하면 애들레이드는 라슨가에서 또 한 명의 창백한 여인으로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른 여인들과는전혀 다른 존재, 너무도 찬연하고 거칠고 맹렬해서 하나의세상에는 도저히 담기지 않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른세상을 찾아내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다.  - P84

"잘 들어.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 말해주려고 만들어지는 건 아니야. 때로는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그걸 훔치는 거야. 그 이야기에 깃든 미스터리를 조금씩 훔치는거지. 그러니까 그 노파들이 그냥 돌아다니게 뭐."  - P151

애들레이드 리는 아무런 수치심 없이 혹은 잔머리를 굴리리지 않고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이었고, 일반적으로 세상이•자신의 그런 욕망에 부응해 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바다와 잉크냄새가 나는 어질러진 방에 앉아 있는 지금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 P248

일단 진정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동의했으니 이제 그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자. 진정한 사랑을 곡해하고 여러분을 오도하는 여러 시인의 주장과 달리 사람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 갑자기 일어나는 그 무언가가 아니라 그저 늘 존재해온 무언가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 P250

에이드는 종종 )를 당황하게 하는 동시에 즐겁게 했다. 10
"별로 많지 않다. "율은 건조하게 대답했다.
"
"네 말대로 두께가 얇은 장소, 두 개의 세상이 서로 겹쳐지는 장소들이 있어. 하지만 나는 거기서 일어나는 누출이 왠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없어서는 안될 정도로."
율은 말을 이었다. 문은 변화이고, 변화는 위험하지만 필요하다고. 문은 혁명이고 격변이가 불확실성이고 미스터리이며 중심축으로 온 세상이 그 축에 따라 뒤집힐 수 있다.
문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자 끝이고, 세상 사이의 통로로 모험과 광기, 심지어 - 이 대목에서 그는 미소지었다-사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문이 없다면 세상은 침체되고 석회화되어 이야기가 사라진다.  - P253

빛바랜 문서에 묘사해놓은 바로는 앞뒤를 모두 바라볼 수 있도록 두개의 얼굴을 가진 기묘한 신이었다. 그는 어느 특정한 하나의 영역만 주관하는 게 아니라 두 영역 사이를 주관했다.
•과거와 현재 사이, 여기와 거기 사이, 끝과 시작 사이,  한마디로 출입구의 수호신이었다. 하지만 메이드가 생각하기에 제이너스 (Janus 야누스)는제인과 발음이 너무 비슷했고, 자신의 딸에게 절대 제인이라는 이름을 붙여줄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신의 어머니 이름을 붙여 주기로 했다. 재뉴어리.
- P266

하지만 그래도 나는 계속 쓴다. 글을 쓰는 일이 끝없이 펼쳐건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때도,
램프 불빛아래서 잉크가 번건 핏자국처럼 보일 때도.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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