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세월이다. 친구 역시 함께 보낸 시간과 소통의깊이로 헤아려야 한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바다 위반짝이는 윤슬같이 가벼운 대화로 깔깔거릴 수 있는 친구가있고, 알고 지낸 시간은 짧아도 마음속 깊은 얘기를 거리낌없이 나눌 수 있는 친구도 있다. 모두 나를 양희은답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사람들, 더 챙기고 아껴주며 살 작정이다. - P30

집에 계시는 남의 집 엄마들이 부럽기만 하다가 머리가크고 나서야 엄마는 비교 대상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대로받아들이고, 감사드려야 한다는 걸 알았다. 아버지 없는 세상에서 엄마마저 없었다면 우리 세자매가 어떻게 살아낼수 있었을까. - P46

후회가 남지 않는 헤어짐은 이 세상에 없는 것일까? 몇몇 친구들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속에 담고 있었던이야기를 다 말했다고 한다. 자신이 속 썩였던 지난 일들을이야기하며 용서를 구하고,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그리고 엄마가 내 엄마라서 좋았다는 말을 전했단다. 모든 하고픈 말을 전하고 나니 가슴에 맺힌 것이 없더란다.
나도 울 엄마랑 그런 시간을 가지고 싶은데 문제는 그게 생각처럼 잘 안 된다는 거다.  - P52

김기운 아저씨와신상사아저씨, 이 두 사람에 대한 기억은 희망 없던 깜깜 절벽의 시절 느티나무 같은 위로였다.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법은없다고, 뭐 엄청 대단한 사람이 우리를 위로한다기보다 진심 어린 말과 눈빛이 우리를 일으킨다는 걸 배웠다. 세상천지 기댈 곳 없고 내 편은 어디에도 없구나 싶을 때, 이런 따뜻한 기억들이 나를 위로하며 안 보이는 길을 더듬어 다시한 발짝 내딛게 해준다. - P67

가만히 보면 눈물도 여러 가지다. 슬프지 않은데도 눈물이 마냥 흐를 수 있고, 기뻐도 울 수 있고, 스스로 기특하고 대견한 나머지울 수도 있다. 문제는 객석과의 공명이고공감이다. 객석과 따로 놀지 않고 아래로 내려가 눈높이를맞추는 마음으로, 노래가 가슴을 울리며 계속 메아리칠 수있다면………… 그게 바로 노래가 가진 힘일 것이다. - P99

지지 않을고백하건대, 별나게 겪은 그 괴로웠던 시간들이 내가세상을 보는 시선에 보탬을 주면 주었지 빼앗아간 건 없었다. 경험은 누구도 모사할 수 없는 온전히 나만의 것이니까. 따지고 보면 ‘결핍‘이 가장 힘을 주는 에너지였다. 이왕이면 깊게, 남과는 다른 굴절을 만들며 세상을 보고 싶다. - P117

털어내면 아무것도 아닌 상처, 비슷한 아픔 앞에 서면차라리 가벼울 수도 있는데 ・・・・・・ 상처는 내보이면 더 이상아픔이 아니다. 또 비슷한 상처들끼리는 서로 껴안아줄 수있으니까 얘기 끝에 서로의 상처를 상쇄시킬 수도 있다.
같은 값을 지워나가듯 그렇게 상처도 아문다.
왜 상처는 훈장이 되지 못하는 걸까? 살면서 뜻하지 않게 겪었던 아픔들을 수치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대체 어떻게 아무런 흉도 없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은 제 겪은 만큼‘이란 말이 있다.
나는 내가 가진 상처 덕분에 남의 상처를 알아볼 수 있다. 그러한 눈과 마음이 있는 게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같다. - P138

용기 내어 뛰쳐나오는 결단을 내린다른 편지를 보면서 ‘아 어쩌면 이게 답이구나‘ 하고 깨달았다. 자기 사연을
‘남의 목소리로 들으면서 객관화가 되고, 비슷한 처지의 누군가가 그 얘길 들으면서 공감하며 응원해주는 것을 경험한다.
이렇듯 보이지 않는 파장이 서로를 연대시키며 거대한어깨동무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세상을 묶어주는 띠가 되어 기댈 곳 없는 마음을 잡아주기도 한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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