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을 지지해 주는 단 한 사람
만약 에이나르가 릴리라는 정체성을 발견했을 때 게르다가 그를혐오하거나 인격을 손상시키는 대응을 했더라면 릴리로서의 정체성은발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남편이 다시 남자로 돌아와 자신을 안아주기를원하거나 분노 표출을 선택했더라면, 에이나르는 과거에 그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며 한 명의 남성 작가로서 살아가는 길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릴리와 에이나르의 삶을 모두 공존시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게르다 덕에, 릴리와 에이나르는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 릴리로서 숨 쉴 수 있는 탈출구를 만들어준 단 한 사람, 게르다가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P50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에밀 졸라(Emile Zola)는 마네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주기도 했다. "그림에서 철학적 함의를 찾아내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좀 더 음탕한 작자들은 외설적인 의도를 운운하면서 흠집을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마네 당신은 그런 대중들에게 큰 소리로 말해주어야 한다. ‘그것은 당신들 생각이지 내 생각이 아니다‘라고." - P75

인간이 갈등을 가지는 원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때문이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없다면 갈등을 가지게 될 이유가 없다.그렇기에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살펴보고 우리가 무엇을 바꿔나갈 것인가에 대해 살펴본다면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과 가까워질 수 있다.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는 나, 너, 관계, 그리고 환경이다. - P111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가 남긴 유명한문구, ‘타인은 지옥이다‘는 희곡 <닫힌 방>에 나오는 대사이다. 이 문장은다른 사람과의 관계 그 자체에 대한 부정적 접근이 아니라 타인이라는존재가 내가 나다워지는 것을 방해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타인은늘 자신들의 판단과 자신들의 기호에 나를 가둔다.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거나 정의내리기 어렵게 만들며, 내 존재가 타인에 의해 부정당할 때 타인은 지옥이 된다. - P139

우리는 지금껏 사회와 부모, 주변인이 원한 많은 것들을 추구하며살아왔다. 이것이 맞는 길이라고 배웠고, 이것이 좋다고 들었다. 그런데그 결정과 믿음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의견만을 따라온 것은 아닌지 한번쯤 돌아봤으면 한다. 죽음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잘 살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 죽음을 직면했을 때에도 지금과 같이 살 것이라고 말할수 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말이다. 이를 통해 세상과 누군가의 사용에의해 쓰이는 존재가 아니라 나 스스로의 주체성에 의해 살아가고 있는존재인지 생각해 볼 시간이다. - P143

실제로 사회적으로는 용납되지 않거나 인정되지 않은 욕구를 예술과 같은 다른 활동으로 바꾸어 충족하는 것을 승화(sublimation)라고 한다. 승화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개념으로서 불안으로부터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어기제 중 하나이다. 젠틸레스키는 타시와 사회에게 표출되지 못했던 원망, 분노, 그리고 살인의 욕구 등의 부정적 감정들을 미술작품이라는 가치 있는 형태로 변화시킨 것이다. - P174

풍크는 불안한 상황이 닥칠 때마다 그것을 마음속에 억압하여 두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부정하지도않았고 그 감정을 고스란히 그림에 옮겨 담았다. 불안한 마음이 날뛰지않도록 캔버스 위에 붙잡아 둔 것이다. 누구나 마음속 불편한 이야기들을 털어놓고 나면 정리가 되는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감정은 알아차려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치유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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