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는 아들 이름을 앞세워 누구 아버님이라고 콕 집어 호칭했고, 그게 싫지않았다. 상도의 깊은 상실감을 아는 지인들은 상도 앞에서 아들이름의 첫자음도 꺼내지 않았다. 마치 아들의 이름을 발설하는 순간상도를 더 깊은 상실의 우물에 빠뜨리는 것인 양. 그래서 상도는 그들을 만나기가 두려웠다. 아들이 없는 상도의 인생은 무의미했다.
상도의 친척들과 친구들은 그걸 몰라줬다. - P162

너는 너, 나는 나로 초지일관 두꺼운 벽을 치고 살았던 가족이마음의 문을 연 것은 꼭 사랑의 묘약 덕만은 아니리라. 그 힘을 빌려서라도 가족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진심이 통했다는 게 더 옳을것이다. 사랑의 묘약에 플라시보 효과가 첨가된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 내면의 불씨는 미세한 부싯돌 작용만 있어도 커다란 불꽃을 피워낼 수 있는 것이다. 그 불씨에 찬물을 끼얹는 인간관계도 있고,
부싯돌 역할을 하는 인간관계도 있는 법, 어찌 보면 사랑의 묘약은그 불씨의 촉매제일 수도 있었다. - P171

사랑이란 그 자체로도 인간을 빛나게 하는 묘약일지 모른다. 그걸 밝히는 것이야말로 남편 연구의 비의(秘)일 것이다. 딸도 자신의 인생에 숨겨진 불빛 하나를 스스로 발견하는 날이 올 것이다.
누구나 가슴 깊은 곳에 사랑의 불빛 하나쯤은 품고 사는 게 인생이니까. - P220

"사랑은, 외딴섬처럼 떨어져 있던 타인과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아닐까요? 나로만 살던 내가 다른 사람이 느끼는 고통과 기쁨을 똑같이 느낄 수 있게 되는 거요." - P2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