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저는 그냥 그 애들이 미운 거지, 다른 모든 게미운 건 아니었어요. 그래서 다 끝나버렸으면 좋겠다는생각은 이제 덜하게 됐어요. 그 애들은 계속 미워도요."
이희수는 잠시 침묵하더니, 아주 중요한 선언을 하듯말했다.
놀랍게도, 나도 완전히 같은 생각이다.

어쨌든 그런 와중에도 온실의 전력이 끊기는 일은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굶주리며 잠드는 와중에도 발전소는어설프게나마 유지되었고, 사람들은 매일 발전소와 온실을 점검했고, 밤이 되면 온실은 언제나 환히 빛났다. 나오미는 이곳에 처음 와서 아마라에게 들었던, 마을의 궁극적인 목적을 떠올렸다. 온실을 유지하는 것, 온실은 희망을 주었다. 마을은 그 희망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나오미는 어떤 사람들이 너무 쉽게 ‘세계‘를 말하는 것이 이상했다. 마을 사람들은 때로 자신들이 왜 여기까지떠밀려왔는지를 잊는 것 같았다. 나오미는 세계로부터 버려졌다.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버려진 이들이 왜 자신을버린 세계를 구하는 일을 이야기할까.

"지금부터는 실험을 해야 해. 내가 가르쳐 준 것, 그리고 우리가 마을에서 해온 것들을 기억해. 이번에는 우리가 가는 곳 전부가 이 숲이고 온실인 거야. 돔 안이 아니라바깥을 바꾸는 거야."
나오미는 사람들이 호버카에 싣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지금 지수는 어디로든 가서 레이첼의 식물을 심으라고, 그것을 퍼뜨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