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재독 철학자 한병철 선생은 이렇게 썼습니다. 독일어의
"자유롭다.frei, 평화 Friede, 친구 Freund 와 같은 표현의 인도게르만어어원인 ‘fri‘는 ‘사랑하다‘ 라는 뜻이다. 인간은 바로 사랑과 우정의관계 속에서 자유를 느끼는 것이다. 묶여 있지 않음으로 해서가아니라 묶여 있음으로 해서 자유로워진다. * 어딘가에 묶여 있지않음이 아니라 묶여 있어야 느끼는 ‘자유‘라는 말뜻을 통해, 이 지상 여정에서 ‘순례자로서의 나‘ ‘단순 체류자로서의 나‘ ‘관광객으로서의 나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 P57

이마누엘 칸트는 "우리는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갖지 않고도 지낼 수 있는 것으로 부유해진다"고 했습니다. 인간이 타자와의 구분을 통해 우월적 지위를 드러내려는 게본능에 가깝다면, 반대로 타자와 구분하지 않으려는 노력 속에 묻어 있는 인격적 성숙이, 인간다운 품위를 갖춘 진정 우월한 사람으로 우리 각자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요?
- P86

어떤 말이나 일의 앞뒤 맥락을 찾아보는 것은, 그 사안을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한 발 더 들어가 성찰할 수 있게 해줍니다. 누군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일이 그렇게 됐는지 형편이나 사정을살피는 것이 결국 모든 일의 맥락을 잡고 진실에 다가가는 길입니다. 이것은 곧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이기도하겠지요. 조금만 세밀하게 사람과 사건을 살피다보면 생각지도못한 곳에서 이해의 둑이 터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삶의 태도를 갖추려면 시간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지요. 마음의 정성도 챙겨야 하니 때로는 성가시고 좀 귀찮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의 장애물을 이겨내고 이 수고로운 노력을 지속한다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점점 달라지고 결국 내면도 더욱성숙해갈 것입니다.
- P136

오늘날 우리가 로마법을 다시 살펴보는 것은 단지 현재 법의 원천을 찾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로마법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바뀌지 않는 환경과 존재의 태도를 돌아보고, 법을 통해 역사를 인식하고자 함이지요.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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