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김현영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동아리 독서토론의 작품으로 선정이 되어서 읽게 되었다. 새로운 건 사실이다. 감각적인 문체와 묘사가 말이다. 그리고 그속에 작가가 담으려고 한 가족의 해체나 젊은 세대의 욕망도 포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잘 읽혔다. 물론 아홉 개의 작품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재미도 있었다. 뭔가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주인공들의 심리 표현도 예리했다.

하지만 아쉬운것은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에 실린 작품들 간에도 그러하고, 다른 작가의 작품들과도 그러하다. 물론 내가 단편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노래를 인용하고, 상품의 메이커를 언급하는 것들이 가볍고 새롭다기 보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들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것도 지극히 낸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신세대 감각의 작가라고 하지만, 나보단 윗세대 이다. 그렇게 차이가 많지는 않겠지만. 이제 우리 세대의 친구들도 머지않아 자신들의 소설을 들고 나올 것이다.그리고 새로운 감각으로 무장했다고 내세울지도 모른다. 이제 앞으로 이 작가가 앞으로 나올 작가들과의 차별성을 위해서도 그녀만의 무언가를 보여주길 바란다.그걸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은 우리 독자들의 몫일테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들의 대한민국 1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며, 군대를 다녀왔고, 대학에 다니며, 영어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학창시절에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하는 국민교육헌장이 실린 교과서들을 외워가며 민족애와 애국심을 키웠다. 그리고 남들하는만큼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을 했고, 또래들과 비슷한 시기에 군대도 다녀왔다. 그리고 이제 안정적인 사회진출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며 우선은 우리 사회의 현실에 부끄러움을 느꼈고 대학생이라는 나의 신분도 멋쩍었다. 내가 너무나 당연시했던 것들이 저자의 칼날같은 비판에 의해 쓰러져갔다. 왜 우리나라는 예전에 우리가 비참하게 당했던 것들을 그대로 답습하는가? 그리고 과연 우리는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가? 아니, 제대로 길이라도 내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사회의 모순들에 길들어 버린 자신이 한탄스럽기까지 했다. 정말이지 너무나 모르고 살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멀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속상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계속 냉소적이면 안 될데,과연 그렇다고 '아니오'라고 들고 일어설 만큼 깨어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우리사회의 '치료과정'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다른 독자들도 물론 그러했으리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보스 -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형선호 옮김 / 동방미디어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고도로 발달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회의 엘리트 계층이 되기를 희망할 것이다. 특히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말이다. 이 책은 미국 사회의 새로운 엘리트 계층인 보보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극단주의보다는 통합을 우선시하고 남들과는 다른 취향의 고상한 문화를 추구한다.

이 책에서는 그들의 매력이 잘 그려져 있다. 저자도 자신이 보보스라고 밝히며 보보스들을 칭찬한다. 많이 배운 사람들이 이끄는 미국. 저자는 교육받은 엘리트들에 대해 많이 신뢰한다. 못 배운 지배계층 보다는 그래도 배운 지배 계층이 낫지 않겠냐는 말이다. 하지만 초경쟁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양질의 교육도 가진 자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 같아 씁쓸했다.

이 책은 그렇게 딱딱한 편이 아니라 읽기가 수월했지만 우리에게는 생소한 인물들이나, 미국 사회의 상황에 대한 교양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리고 많은 용어들도 이 책을 이해하는데에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미국을 이끄는 엘리트들의 탄생 배경과 그들의 성향을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상류 계급을 특정짓는 요소는 무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유곤 옮김 / 문학사상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의 단편은 이번에 처음으로 읽어 보았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동안 나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최초의 연작 소설이고 3인칭 시점으로 쓴 이 소설은 획기적인 시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장편과 비교해 볼 때는 산만하게 느껴졌다. 하루키만이 쓸 수 있는 색다른 소재들을 하루키식으로 다루었지만 내게는 그의 메시지가 강하게 전해져 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뒤에 실린 E-MAIL 대담이 흥미로웠는데 하루키의 문학관과 세상을 보는 시각을 알 수 있었다. 하루키가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기회가 없던 내게는 많은 참고가 되었다. 평론가들은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머지않아 장편으로 나오리라고 전망했는데 나 역시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특히 마지막의 '벌꿀파이'는 하루키 소설의 매력을 진하게 느낄수 있는 요소를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남녀관계의 미묘한 설정이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하루키의 변화는 그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대단한 자극이었고 나 역시도 그런 변화를 반갑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메일 대담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은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하루키의 처녀작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음으로써 이후에 하루키가 펼쳐나간 작품세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도 하루키의 다른 소설과 다르지 않게 주인공은 1인칭인 '나'이다. 그리고 쥐와 J,그리고 '그녀'가 등장한다. 나는 이 책에 함께 실려있는 <1973년의 핀볼>보다는 이 소설이 더 끌렸다. 스물한 살의 이야기여서 나와 더 가까웠을 수도 있고 작가가 뱉어내는 말들이 많이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주인공의 입장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주인공이 존경하던 '하트필드'라는 작가가 허구의 인물이란 걸 작품해설을 통해 알고난 후에는 믿기지 않았다. '하트필드'의 무덤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까지 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임신시킨 남자의 얼굴을 '그녀'는 기억하지 못하고,'나'도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의 얼굴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그리고 한 장 있던 사진마저 잃어버린다. 그러면서 작가는 모든 것은 스쳐지나가고 그것을 붙잡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스토리보다는 이미지로서 독자들을 매혹시킨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의 허무감과 상실감을 그려내고 있다. 자기와 관계했던 사람들이 결국은 사라지듯 떠나고, 자신도 자기가 있던 곳을 떠나게 되는 것을 보며 작가는 우리 모두가 바람같은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