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으면 아이고 아이고 곡을 한다. 눈물이 마르면 침을 몰래몰래 발라가며, 기운이 빠지면 박카스를 꼴깍꼴깍 마셔가며 아이고 아이고 곡을 하고, 조상객을 치르고, 노름꾼을 치르고, 거지를 치르고, 복잡하고 복잡한 밑도 끝도 없는 여러가지 절차를 치르고 복잡한 절차 때문에 웃어른과 아랫사람과 말다툼도 치르고, 차례에 제사에 또 제사를 치른다. 그래서 살아남은 사람은 기운이 빠질 대로 빠지고 진저리가 나고, 빈털터리가 되고 지긋지긋해지면서 죽은 사람에게서까지 정나미가 떨어진다. 비로소 산 사람은 죽은 사람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 P287
그런 누추하고 보잘것없는 시간이란 보다 값진 시간을 위해 언제나 대기 태세로 있어야 한다는 새로운 질서의식이 그를 매우 다소곳하게 했다. - P143
위생적이라는 것은 가장 사람을 위하는 일 같지만 실은 가장 비인간적인 것하고 통하는 것이라는 것 때문에 충격받고 혼란을 겪고 했지만 감히 그걸 내색하진 못하고 들입다 욕만했다. - P91
이 책은 위험하다.이렇게 뭐든 다 뭐 어때 해도 되나.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 아닌가.아이들에게 읽어주고뭐 어때요 해대면 어쩌나.걱정 근심이 늘어진다.그래서 필요한 거다.뭐 어때!이 책을 십년 만에 다시 읽었다.얼마나 여유로이 즐거이 외쳐봤나.적당씨의 유쾌한 표정을 내 얼굴에 심어보자.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언제고 한순간에 사라져버릴지 모른다.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