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를 위해 살지는 않지만
너 덕분에, 너를 통해서 살아.‘
우리의 관계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 P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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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철학은 이런 사탕을 "선호되는 무관한 것들"이라 칭한다. 가끔 즐기면 좋지만 
우리 행복의 중심에 있지는 않은 것들이다.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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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생각을 유보하는 것이다. - P233

"무엇보다 우리의 생각은 텅 빈 채로 기다려야 하고 그 무엇도 추구해서는 안 된다. 그저 자신의 생각에 침투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이 문장이 그리 당혹스럽지 않다면, 베유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문제는 수동성의 결여에서 생겨난다"라고 선언한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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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호 Dear 그림책
권윤덕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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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머니’ 마지막 장면이 유독 긴 잔상으로 남았다. 베트남과 이라크 여성이 돌아서 물끄러미 이쪽을 보는 모습은 내게 무언가를 말하고 또 바라는 것만 같았다. 지금도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전쟁의 폐해를 각인시키며 지속적인 관심과 구체적 행동을 촉구하고 있었다. 우리만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 세계 모든 피해자와의 연대를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우리가 피해자로 일본에 사과받아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해자로 베트남에 용서를 구해야 할 역사가 있음을 환기해 주었다. 누군가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 아니냐고, 아이들도 보는 그림책에 이런 역사까지 담는 것이 옳은 일이냐며 화내고 다그칠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가는 독자를 벼랑 끝에 세우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도 스스로 벼랑에 서고 같이 서는 사람이다. 베트남 참전 군인, 심달연 할머니, 권윤덕 작가, 그리고 나, 우리 아이들 모두의 역사이다. 마땅히 돌아보고 각성하고 반성해야 할 역사이다. 아이들에게 전쟁의 위험, 고통, 절실한 평화를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악랄한 일본의 만행만 들추며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듯 우리 아이들이 가질 부끄러움과 혼돈을 지레 염려해 쉬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진정 큰 그림으로 나아가야 할 역사, 세계 평화의 길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써 알려주어야 한다. ‘꽃할머니’를 출간해 일본 아이들에게 들려주었을 때 아이들이 처음 듣는 이야기에 놀라고 충격받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른들이 가리고 숨기지만, 알아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미래가 있을 것이다. 일본 아이들이 아프지만 꼭 알아야 하듯이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앞서 제주 4‧3을 다룬 ‘나무도장’, 5‧18광주민주화운동 이야기 ‘씩스틴’보다 어렵지 않게 다가왔다.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고 알 수 있게 계속 고민하는 작가님의 노고가 크게 다가온다. 권윤덕 작가님은 고맙고 고마운 작가님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작업이나 만만찮기에 쉬 아무나 할 수 없는 작업이다. 그런데 그러한 작업을 계속 꿋꿋이 해나가고 계신다. 아프고 불편한 역사 그림책을 만드는 일 같지만 실은 궁극적으로 다 평화를 키워내는 씨앗을 심는 작업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내 응원하고 아이들에게 읽히는 일밖에 없다. 이것도 작가님께 받은 씨앗을 내 땅에 심는 일이 될 것이라 믿는다.

+작가님 다음 책은 잠시 숨고르기로 '시리동동 거미동동', '고양이는 나만 따라해'와 같은 책이어도 좋겠다. 우리 현대사 아픈 역사가 많아 숙제처럼 짐지워드리고 있는 것같아 죄송스럽다. 역량이 되는 다른 작가님들이 함께 해나갈 수 있길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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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니? Dear 그림책
소복이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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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름이 소복이인데 소복이라는 이름이 주는 친근함 때문에 ‘왜 우니?’ 묻고 다니는 아이가 자연히 소복이 같다. 소복이는 작가이고 독자이고 누구나이다. 그래서 이하 소복이로 부르려 한다.
표지부터 보자. 소복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꼬리로 우산을 든 고양이가 왜 우니 묻는다. 그 물음은 관심이다. 누군가가 왜 우는지 궁금해하고 다가와 마음 내 건네주는 물음은 빗속에서 비를 맞지 않게 씌어주는 우산이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빗방울은 지금 이순간에도 어디서든 울고 있는 사람이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울음의 까닭일 것이다.
소복이가 만나는 남녀노소 많은 사람에게 왜 우는지 묻는다. 때론 묻기만 해도 눈물 날 때가 있다. 애써 참고 있는데 툭 건드려져 터져 나오는 울음일 때가 있고, 이미 우는 중이라면 더 큰 울음으로 번질 때도 있다. 우리는 궁금해야 한다. 왜 우는지 귀 기울여주어야 한다. 웃는 건 그냥 웃나보다 할 수 있지만 울음은 잠시 멈춰 가만히 들어주어야 하지 않겠나. 우는 사람은 어떤 이유로 울 건 혼자 울면 외로울 테니까.
그냥 우는 울음은 없다. 왜 우니? 난 왜 울까? 내게 묻는다. 더는 만날 수 없는 할머니, 친구가 그리워서 소리 내 운다. 주변에서 다들 할 수 있다 하고 나도 정말 해내고 싶은데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걱정되어서 징징 울기도 한다.
이 책은 한 편의 영화 같다. 속상해서, 무서워서, 걱정돼서, 슬퍼서 울고 또 기뻐서도 울며 웃으며 우는 사람, 울지 못해 곤란한 사람까지 여러 결의 울음을 따라가며 천천히 마음이 움직이고 번져나가도록 이끈다. 모두 다 이어져 있기에 위로받아 외로운 사람 하나 없는 엔딩까지 참 따뜻한 책이다. 누군가 울고 있다면 손수건 대신 내밀어도 좋을 책이다. 혼자 울고, 빗속에서 울고, 거리에서 우리 많이 웁시다. 마음이 말개질 때까지. 그리고 우리 서로 꼭 물어줍시다. 왜 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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