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름이 소복이인데 소복이라는 이름이 주는 친근함 때문에 ‘왜 우니?’ 묻고 다니는 아이가 자연히 소복이 같다. 소복이는 작가이고 독자이고 누구나이다. 그래서 이하 소복이로 부르려 한다. 표지부터 보자. 소복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꼬리로 우산을 든 고양이가 왜 우니 묻는다. 그 물음은 관심이다. 누군가가 왜 우는지 궁금해하고 다가와 마음 내 건네주는 물음은 빗속에서 비를 맞지 않게 씌어주는 우산이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빗방울은 지금 이순간에도 어디서든 울고 있는 사람이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울음의 까닭일 것이다.소복이가 만나는 남녀노소 많은 사람에게 왜 우는지 묻는다. 때론 묻기만 해도 눈물 날 때가 있다. 애써 참고 있는데 툭 건드려져 터져 나오는 울음일 때가 있고, 이미 우는 중이라면 더 큰 울음으로 번질 때도 있다. 우리는 궁금해야 한다. 왜 우는지 귀 기울여주어야 한다. 웃는 건 그냥 웃나보다 할 수 있지만 울음은 잠시 멈춰 가만히 들어주어야 하지 않겠나. 우는 사람은 어떤 이유로 울 건 혼자 울면 외로울 테니까.그냥 우는 울음은 없다. 왜 우니? 난 왜 울까? 내게 묻는다. 더는 만날 수 없는 할머니, 친구가 그리워서 소리 내 운다. 주변에서 다들 할 수 있다 하고 나도 정말 해내고 싶은데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걱정되어서 징징 울기도 한다. 이 책은 한 편의 영화 같다. 속상해서, 무서워서, 걱정돼서, 슬퍼서 울고 또 기뻐서도 울며 웃으며 우는 사람, 울지 못해 곤란한 사람까지 여러 결의 울음을 따라가며 천천히 마음이 움직이고 번져나가도록 이끈다. 모두 다 이어져 있기에 위로받아 외로운 사람 하나 없는 엔딩까지 참 따뜻한 책이다. 누군가 울고 있다면 손수건 대신 내밀어도 좋을 책이다. 혼자 울고, 빗속에서 울고, 거리에서 우리 많이 웁시다. 마음이 말개질 때까지. 그리고 우리 서로 꼭 물어줍시다. 왜 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