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부는 바람 Dear 그림책
휘리 지음 / 사계절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름이 갔다
다시 여름이 올 때까지 천천히 머금을 그림책이다

흐릿하고 희미한 여름 정경이다
들키지 않게 가까이 부는 바람이 펼쳐주는 시간이다

여름이 온다가 겹쳐진다
이수지 작가가 색종이로 또렷하게 내어놓았다면
휘리 작가는 힘을 뺀 연필로 스르르 풀어놓았다

흔한 일상 풍경인데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으면서
지난 순간들을 떠올리다
추상으로 뭉개진다

무엇이 보이나
무엇을 봐야 하나
어떻게 보여주려 했는가
어떻게 볼 것인가
다 헤아릴 수 없는 그림으로 가득한 편지를 받고
어찌 답장 글을 써야 할지 아득하다

천천히 닿겠지
아직 다음 여름은 멀고 머니
천천히 더 헤매려고 한다

잎들이
빗줄기가
눈처럼 날린다
겨우 겨울 눈으로
여름을 그리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면봉이라서 Dear 그림책
한지원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숏츠를 즐기듯 그림책도 글밥이 많으면 읽기를 미루게 된다. 그런 책은 나중에 볼 영상으로 저장된 것들의 운명처럼 다시 들추기 힘들다.
한지원 책은 재밌다. 간결한 그림과 글이 촌철살인 웃음을 준다. 사람마다 웃음의 크기와 포인트가 조금 달라져도 이 책을 보면서 웃지 않는 사람을 못 봤다. 웃기만 하나, 감탄도 한다. 어떻게 흔한 면봉으로 이리 기찬 이야기를 뽑아내시나. ‘왼손에게’를 너무 띵작으로 만나 이번 작품도 기대했고 기대 이상 부응했다.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힘든데 우리 작가님이 그걸 또 해내셨다. 독자로 내가 찾은 의미는 존재와 인생이다.

1. 존재: 나
지난번 책이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은 자기 자신이다. 결국 나다. 어떤 책을 읽든 무슨 생각을 하든 출구는 나다. 광부, 의사, 수리공, 청소부가 되는 면봉처럼 우리는 가정과 직장에서 여러 역할과 임무를 수행한다. 묵묵히 할 일을 하는 중에 어려움, 힘듦, 보람, 즐거움이 교차한다. 이런 일, 저런 일을 겪는 중에 나도 나를 알고 나는 내가 되어간다. 지치고 부러워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 속에 다 다른, 결국 다 같은 내가 있다.
2. 하루-인생
한 팩에 들어있는 빽빽한 면봉만큼 많은 나날이 있다. 1년 열두 달, 365일, 하루 24시간이 그렇다. 새로운 다짐으로 빡빡하다가 이내 느슨해진다. 그러다가 부러지는 날도 있고 다시 내 쓸모를 다하는 날도 있고 하릴없이 처박히는 날도 있다. 어제는 내가 대단히 별로였다가 오늘은 또 쫌 괜찮은 것 같은 나날을 엎치락뒤치락 산다. 잘나고 못나도 다 엇비슷한 인생들이다. 얄궂고 한편 다행스러운 일이다. 언제까지 끄르고 풀어낼지 알 수 없지만, 내일을 또 기대하고 오늘을 긍정하며 인생 고고씽!!

‘면봉이라서’는 일상 요물 면봉 자체 그대로 읽어도 좋지만 거듭해 읽으면 의미가 확장된다. 면봉 하나는 내가 되었다가 어느 하루에서 한 인생까지 된다. 면봉의 변주처럼 작가님의 글도 내 일기로 패러디되고 오마주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옥춘당 사탕의 맛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탕이 사랑으로 보여 그리 읽는다.
이만한 사랑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이만한 사랑 줄 수 있는 사람인가 내게 묻다
동그라미 그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장장이 왕 8 - 나, 관찰자가 루 도인의 기원에 얽힌 마지막 이야기를 전한다 대장장이 왕 8
허교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복잡한 구성과 인물들을 촘촘하게 쫓지는 못한다. 그래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밥친구 유튜브도 물리고 빠져 읽었다. 넷플릭스든 어디서든 눈 밝게 이 작품을 찾아내 펼쳐주면 좋겠다. 하지만 전지전능한 화법은 오로지 오롯이 글을 읽는 것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꺼이 불편해지기!
따분함, 배고픔, 무거움, 힘듦..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