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부는 바람 Dear 그림책
휘리 지음 / 사계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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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갔다
다시 여름이 올 때까지 천천히 머금을 그림책이다

흐릿하고 희미한 여름 정경이다
들키지 않게 가까이 부는 바람이 펼쳐주는 시간이다

여름이 온다가 겹쳐진다
이수지 작가가 색종이로 또렷하게 내어놓았다면
휘리 작가는 힘을 뺀 연필로 스르르 풀어놓았다

흔한 일상 풍경인데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으면서
지난 순간들을 떠올리다
추상으로 뭉개진다

무엇이 보이나
무엇을 봐야 하나
어떻게 보여주려 했는가
어떻게 볼 것인가
다 헤아릴 수 없는 그림으로 가득한 편지를 받고
어찌 답장 글을 써야 할지 아득하다

천천히 닿겠지
아직 다음 여름은 멀고 머니
천천히 더 헤매려고 한다

잎들이
빗줄기가
눈처럼 날린다
겨우 겨울 눈으로
여름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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