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다 있다! - 크고 높고 많고 다양한 아시아의 모든 것 반갑다 사회야 30
조지욱 지음, 국형원 그림 / 사계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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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책에 대한 편견이 있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선뜻 잡히지도 않고 읽을 때도 대충 후루룩 읽고 덮는 일이 많았다. 그런 나지만 나의 대륙, 아시아란 주제에 대한 어찌 관심이 머물지 않을 수 있나. 이 책은 차례만 봐도 흥미진진하긴 하다. 거기에 더해 그림, 사진, 지도, 간명한 정리 등 지루할 새 없이 틀을 바꿔가며 붙잡아두는 요소가 많아 문턱을 무사히 넘고 재미있게 읽었다. 쉽게 풀어낸 이야기, 딱딱한 추상 도표가 아니라 편하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진, 그림 자료가 정선되어 있어 좋았다. 다 읽고 나니 정보책이란 정보의 바다에 허우적거리는 내게 튜브처럼 든든한 힘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초중고 시절 무작정 외운 단어의 의미를 뚜렷이 알게 되었다. 예컨대 몬순과 계절풍이 같은 말이라는 것, 카스피해가 바다인지 호수인지를 두고 분쟁이 일어나는 것 등등 그 시절 선생님도 설명하시고 교과서에도 나왔겠지만 제대로 새기지 못하고 희미한 자국만 남긴 정보들이 또렷해졌다. 사진 자료를 보며 몇 해 전 여행 추억을 곱씹기도 했다. 여행국 중 아시아에서는 어디를 다녀왔나 꼽아보았다. 캄보디아, 라오스, 일본, 인도, 튀르키예. 그곳 사람들의 표정, 언어, 냄새, 분위기가 4D로 떠오른다. 다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이름나 다녀본 나라들 말고도 이 책 속 모든 아시아 국가가 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부지런히 구석구석 더 다녀보고 싶다.

시리즈로 ‘○○엔 다 있다!’로 나와도 좋겠지만 아시아는 넘사벽 아닐까? 어릴 적엔 막연하게 서양을 이상화하며 동경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먼 미국, 프랑스, 독일, 호주 이런 나라들보다 가까운 아시아에 대해 더 무관심하고 모르고 있었다. 알고 보니 가까이에 더 멋지고 굉장한 게 많았는데 선진국 중심의 편협한 세계관으로 등한시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아시아만 한 데가 없다. 아시아인으로 긍지를 가진다. 넓고 높고 많고 무한한 매력이 넘치는 대륙, 사람, 문화다.

아이들에게 주로 동화책, 그림책을 읽어주는데 너무 문학 분야로 편독을 조장하나 고민이 되었다. 사회문화 분야로 넓힐 겸 이 책을 매일 두 쪽, 한 나라씩 소개해도 좋겠다. 영국, 프랑스보다도 더 생소한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을 좀 더 가깝게 느끼며 관심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책을 기피 하는 아이들에게는 책 두께가 읽을 만한가 결정하는 데 중요한 가늠 척도가 되곤 한다. 얇은 책이라 부담은 없이 알찬 정보를 한가득 주워 담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도 분명 여러모로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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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을 외쳐요 - 함께 만드는 세계인권선언
김은하 지음, 윤예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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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의 뜻을 사전에서 찾으면 이렇게 나온다.
1. 인물이나 지위 따위가 감히 범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엄숙함.
2. 예전에, 임금의 지위를 이르던 말.
예전에는 임금의 지위에 해당할 뿐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 다 적용되는 말이다. 다 함께 높고 엄숙해야 마땅한데 새삼 환기하고 더 나아가 외쳐야 하게 되었다. 안에서 머물지 않고 밖으로 다른 많은 이들이 들을 수 있게,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처음 읽을 때 소리 내어 읽었다. 선언이니까. 눈으로 읽는 것을 머리로 새겨서 입으로 내는 읽기는 낱말 하나하나에 좀 더 집중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그러느라 그림은 놓쳤다. 두 번째 읽을 때는 더 천천히 찬찬히 그림도 살피며 읽었다. 왜 그림책으로 썼을까 해답을 찾으며 읽었다. 세 번째는 타이핑을 하며 읽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새삼 뜨끔하고 절절하고 소중했다. 다음에 읽을 때는 종이에 필사를 해볼 참이다. 교실 아이들과 같이 나눠 쓰고 게시해 두고두고 봐도 좋겠다.

작가의 말이 크게 와닿는다. “날마다 소리 내어 읽는다. 말한 만큼 살아 보려고 애쓰지만 실수투성이다. 그만큼 자주 깨닫고 고쳐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불쌍히 여기기보다 존엄하게 여기는 법을 오늘도 배우는 중이다.”
가르치는 일은 말이 아니라 보이는 행동으로 이뤄진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런데 앎과 삶이 똑같지 못해 아이들에게 하라고 말하는 것과 반대로 굴 때가 있다. 때때로 아이들을 만만히 여기고 무시하며 함부로 말하는 나를 자각하게 될 때, 흠칫 놀란다. 말하는 중에, 위압적인 눈빛을 쏘는 중에 알아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아이들이 묵묵히 감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어쩌면 아이들은 자기들의 존엄을 무너뜨리는데 길들여져 무감각해진 것은 아닐까 싶다. 같은 어른이면 하지 않았을 언행을 어린이에겐 서슴지 않는 것, 그것은 존엄에 반하는 일임이 명백하다. 어른으로, 선생으로서 문득문득 부끄러워지고 도망쳐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제자리로 돌아와 고쳐 나가나 더 주의하고 아이들을 존엄하게 대하도록 더욱 애써야겠다. 스스로 존엄한 존재임을 분명히 알도록, 내 존엄이 남의 존엄과도 이어져 있음을 깨닫도록 눈빛으로 손짓으로 온 마음으로 외쳐야겠다. 내 교실에서 자란 아이들이 인권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지침 없이 거짓 없이 외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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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4 - 작은 코뿔소 파투 창비아동문고 325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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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도 말고, 다치지도 말고, 무사히 자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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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쓰는 일이란 게 자기 확신을 가지는 일인 거 같아요.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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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암이고 걱정은 독이야. - P186

"각자를 자각해야 각각이 되는 거야. 가족이자 각각이어야 오래갈수 있는 거고."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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