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병기 선생께 전화를 드려서 내 사정을 말하고 자료를 소개해달라고 부탁드렸다. 황선생은
-자료라. 자료가 아주 없지는 않고, 있기는 있는데……
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내가 거듭 조르니까 황선생은 말했다. 그 말씀을 지금 그대로 옮기기는 기억이 멀지만,
요약하자면, 자료는 ‘별‘이라는 것이었다. 밤하늘의 별은
우륵이 보았던 바로 그 별이고 또 지금의 별이니까
별은 가장 확실한 자료다… 나는 별을 보고 했다......
이런 말씀이었다.
나는 전율했다. 이것이 예술가로구나! 글자로 된 자료,
남이 만들어놓은 서물書物을
찾아다닌다는 것은 게으른자, 눈먼 자, 눈을 떠도 안 보이는 자의 허송세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