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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학급운영 어떻게 할까? - 초등참사랑 이영근 선생님의 행복한 교실 만들기 ㅣ 살아있는 교육 35
이영근 지음 / 보리 / 2016년 3월
평점 :
영근샘은 신이다? 인간인 나는 한없이 작고 게으르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영근샘이 기죽으라고 이 책을 낸 것은 분명 아닐 터이다.
실제 영근샘을 집합연수에서 몇 번 뵀다. 그때마다 정말 대단한 분이다, 저 교실 아이들은 참 좋겠다 부러웠다. 엄청 자극받고 내 교실에서도 글똥누기, 토론, 노래와 놀이 등을 당장 시도해봐야지 하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내 잊고 지내게 됐다. 이번에 이 책을 만나며 더는 미루면 안 되겠구나, 가까이 두고 늘 참조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책을 덮으면서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해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영근샘은 영근샘이고 나는 나다. 내가 이 책에서 배워 담아야할 것은 활동 아이템이 아니라 교사로서의 마음가짐이다. 아이들을 향한 무뎌진 마음을 다시 되돌아보고 교사라는 자리에 대해 보다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순간 허투루 생각하고 방심하거나 놓쳐 버리면 금방 깨질 수 있는 것이 아이들 삶이다. 그래서 조금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날마다 확인하려고 한다. (56쪽)
올해 처음 저학년을 맡으면서 힘든 점 중 하나는 확인해주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교실에 녹초가 된 내 앞에 받아쓰기 공책, 일기 공책이 쌓여 있다. 하지만 급한 공문 업무 등을 처리하고 나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라 집에 싸들고 가 살피거나 내일로 미루게 되는 일이 반복된다. 그러다보면 일기장에 영혼 없는 댓글을 기계적으로 달기도 한다. 아이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일기장 댓글을 서둘러 확인하려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미안한지 모르겠다. 아이들의 삶을 내가 너무 건성으로 생각하고 함부로 대하는 건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
아이들의 삶과 내 삶이 따로 있지 않다. 하루에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맞물리는 삶이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고 내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 바쁘다, 힘들다, 귀찮다는 이유로 중요한 것을 놓치면 안 되겠다. 나와 아이들의 삶을 꼭꼭 잘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