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똑똑한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 똑똑하지만 불안한 대한민국 교육의 두 얼굴
권재원 지음 / 지식프레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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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이 있는 책이었다.

가끔 뉴스에서 PISA 결과가 발표되면 우리나라가 정말 우수한 인재가 많은 나라구나 우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주최기관이 어디인지, 평가목적이 무엇인지 등은 별 관심이 없었다. 뉴스 한 꼭지 정도밖에 안 되는 걸 이렇게 책 한권으로 뻥튀기해 쓸 게 있을까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우리가 간과한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정보가 많았다.

 

첫 번째 반전,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가 많은 나라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평균값이 높은 나라였다. 최하위층이 많이 없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으나 최상위층 인재도 부족하다는 것이니 암울한 기분마저 든다. 미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지식정보 상품을 개발할 인재풀이 풍부하지 않아 최대 소비국으로만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두 번째 반전, 우리 아이들은 어떤 공부방법도 선호하지 않는다.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들만 끊임없이 길러내고 있다. 자신의 동기 없이 부모님과 선생님이 하라고 해서 할 뿐인 아이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수준별 수업, 협동학습 등 다양한 학습전략 모색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아이들에게 공부의 이유를 스스로 찾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어른도 잘 모른다. 역시 하라고 해서 공부했고 졸업과 동시에 공부를 놓은 어른으로서는 그저 ‘견뎌라, 조금만 참아라.’ 라는 안일한 답만 줄 뿐이다. 공부의 즐거움, 앎이 삶의 과정임을 모르는 어른들이 너무 많다. 어른들이 공부할 시간이 없다. 의지가 생길 환경이 아니다. 비효율적인 공부시간만큼 비효율적인 노동시간에 희생당하고 있는 어른들은 아이들만큼 불행하다. 이 불행한 대한민국의 해법은 학교 보다 사회가 풀어야할 과제임이 명백하다.

 

세 번째 반전, 아이들보다 똑똑한 어른이 없다.

성인 문해력 평가인 PIAAC 결과는 더 착잡했다. 아이들에게 최고를 주문하는 어른들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급변한 사회, 세대 간 극심한 교육 차이 등 독특한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적잖이 충격적이다. 사회교육이나 평생교육의 인프라가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한지 새삼 깨달았다.

 

과신하지 말라, 완벽한 평가란 없으니 참조하라고 저자는 누차 강조하고 있다. 거기에 동의해 반을 접고 참조하더라도 PISA의 의미는 충분히 곱씹을 가치가 있다. 평가문항과 등급역량을 보며 나는 어디쯤 있을까도 생각해보았다. 나 자신부터 얼마나 저력 있는 인재인가, 내가 기르는 아이들을 제대로 기르고 있는가 큰 물음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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