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추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4
구도 나오코 글, 호테하마 다카시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표지 배추는 커 보이는데 왜 제목이 작은 배추인지 의아해했다.

홀로 있을 땐 크지도 작지도 않은데 누군가와 비교할 때 우린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한다. 혼자 살지 않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이와 비교하고 비교 당한다. 나를,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쭐거리고 시샘하기 일쑤다.

하지만 작은 배추는 결코 위축되거나 절망하는 일이 없다. 스스로 더 애쓰고자 할 뿐이다.

 

모두가 가는 길을 가지 못할 때, 스스로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막막한 슬픔을 느낀다. 채소가게 트럭이 떠나고 작은 배추가 넓디 넓은 밭에 홀로 남겨졌을 때 깊은 슬픔을 느꼈다. 그 장면에서는 감나무도 없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누군가 있을지라도 심리적으로 철저히 혼자라고 느낄 때가 있다.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분명 곁에 아무도 없지 않다. 날 지켜봐주고 감싸주며 위로하는 이가 꼭 있다. 손 내밀 수 있는 곳에, 늘 같은 그 자리에 있는 누군가가 틀림없이 있다.

 

작아서 선택받지 못했고, 모두가 가는 길을 함께 가길 바랐지만 갈 수 없었다. 남과 다른 길을 걷기에 결코 순탄치 않은 고통과 시련을 견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다른 길에서 뜻밖의 행복을 찾게 된다. 봄, 꽃.. 환희 그 자체다.

 

세상의 기준을 맞추지 못해 선택받지 못한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어깨 쫙 펴고 하나 둘 셋 넷, 힘을 내자! 다섯 여섯 일곱 여덝, 내 길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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