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말을 하는 강아지가 주인공인 웹툰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곧 또 말하는 강아지 버찌가 나오는 이 동화책을 만났다. 지각이 있는 생명체가 다른 생명체와 마음을 나누기 위해 말은 얼마나 중요한가. 말이 통하지 않아도 교감하고 사랑할 수 있지만, 말이 통한다면 교감과 사랑은 더 수월하고 극대화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반려 동식물과 공존하며 나의 말로 대화가 가능하길 늘 꿈꾼다. 이 동화는 그런 판타지를 구현해준다. 그런데 인간이 아니라 강아지 꿈이 실현된다. 어쩌면 강아지 입장에서 소통은 더 절실하고 요원한 일일 터다.이 책은 인간의 이기적인 처사로 유기견이 늘어가는 현실을 잘 반영해 읽는 저학년 아이들이 일찍부터 동물권에 대한 바른 의식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어주고 싶다. 그런데 읽다 보니 버찌가 한편 아이들의 대변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어른보다 수동적이고 선택권이 별로 없어 속상하고 답답할 때가 많을 것이다. 버찌가 역전된 입장으로 스스로 주인을 고르겠다 선언하고 모험을 할 때 아이들은 덩달아 짜릿하고 후련한 마음이 들 것이다. 어른이라고 다 주체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지라 나 역시 통쾌하고 재미있었다. 버찌가 말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가족을 만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엔딩도 좋았다. 월래 할머니의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해서 아이들에게 읽어줘야겠다. 나의 버찌들에게 월래 할머니가 되어주고 싶은 바람을 꾹꾹 눌러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