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이 국어사전보다 먼저 만나는 것이 ‘아홉 살 마음 사전’이 아닐까 싶다. 교육과정 상 국어사전에 관해 배우는 3학년보다 앞서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소개, 교실 친구들과의 공유가 큰 몫이겠지만 책 자체가 갖는 강점으로 아이들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사전 시리즈다.‘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이 떠오른다. 그 제목처럼 박성우 작가가 펴내는 사전 시리즈가 모두 그러하다. 마음부터 환경까지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내내 살피고 돌볼 것들이 사전에 다 담겼다. 아홉 살이라고 내세웠지만 실은 모든 나이가 다 알고 실천해야 마땅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사전이지만 종이로 박제되지 않고 삶으로 실천되어야 실제 가치가 있다.이 책에서는 지구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일상 속 작은 실천을 제안하고 있고 대개 다 기꺼이 할만한 것들이다. 환경과 관련된 상태, 행위나 마음을 표현하는 말이 가나다순으로 80개가 차례로 소개되고 있다. 낱말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 팁, 김효은 작가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표현을 활용할 만한 상황까지 면면이 알차고 알차다. 재활용 아닌 새활용(업사이클(Up-Cycle)을 갈음한 순화어)이란 새 말도 배웠다. 환경을 지키고 가꿈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들, 소중한 환경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하는 것들이 살뜰히 제시되어 있다. 개인적인 걱정을 넘어 함께 연대하고 실천을 모색하는 희망으로 이끄는 흐름도 좋다. 다만 몇몇 단어는 수정되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해본다. ‘지구 온난화’, 온난한 정도를 넘어 열대화되어가고 있는 사정을 반영하고, ‘기후 변화’라는 중립적 단어 대신에 기후 위기로 다시 명명해 경각심을 더했으면 한다. 환경과 관련된 적색 신호 지표들이 불과 몇 년 만에 가속화되어 급속도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 개정판에서는 그렇게 더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기적 같은 브레이크가 발동되지 않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