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는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명명백백한 태도 자체, 그 획일적 단순함, 진실의 입체성에 대한 무지가 혐오의 본질일 수있다.
치유받지 못한 상처는 당사자의 감정뿐 아니라 인지 기능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자기 상처 안에 매몰된 감정과 인식은 그를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만든다. 그런 가해자들은 피해자일 때보다 공감받기 어려워지고 그러다 더 고립되고 외로워지면서 결정적인 피해자가 된다.혐오하던 이도 결국은 혐오 피해자가 되고 혐오 피해자는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과 자신을 덜 공감하는 주위 사람들을 혐오하며 어느새 가해자가 된다. 그런 상태의 가해자는 이내 피해자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가해자나 피해자 모두가 피해자로만 수렴되는 것이 혐오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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