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숲>과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호수>는 짝꿍 책이다. 따로 읽어도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지만 같이 읽으면 더할 수 없이 충만하다.두 책을 표지부터 같이 하나씩 열며 나란히 본다. 딱딱 짝을 맞추는 즐거움과 편안함이 있다. 세심하게 정성 들여 지은 집에서 마음까지 데우는 밥을 대접받는 기분이다. 작가님의 환대다.숲 표지에서 아저씨는 팔을 들고 고개를 들고 새와 눈 맞추고 놀아준다.호수 표지에서 아줌마는 팔을 내리고 고개를 숙이고 물고기와 눈 맞추며 조심스럽게 발을 디딘다.앞면지와 표제지 사이 위급한 상황을 해결하려 가는 아저씨는 새랑, 나무를 옮기는 아줌마는 수달이랑 함께다.표제지,숲에서는 두 사람의 앞모습, 호수에서는 뒷모습을 보인다.근육 아저씨의 취미는 새들 무등 태워 주기. 뜽보 아줌마가 좋아하는 건 물에 빠진 개미 건져 주기. 물고기 간지럽히기. 뚱보 아줌마는 숲에서는 개미를 밟을까 봐 걸을 때 뒤뚱뒤뚱.굉장히 크고 무섭게 생긴 사람들이 이렇게나 사랑스럽다.숲에서는 개미가 잠들 때까지 기다려주다 바닥에 잠든 아줌마를 아저씨가 구하고호수에서는 알을 지키려다 물에 빠진, 수영 못하는 아저씨를 아줌마가 구하고숲 앞면지와 표제지 사이 아저씨의 나팔은 아줌마가 요긴하게 쓰고호수 앞면지와 표제지 사이 아줌마의 나무는 아저씨가 긴요하게 쓴다.숲 앞면지의 날아가는 새들은 호수 뒷면지에서 돌아온다.아저씨는 듬직하고 아줌마는 아름답다.이건 제목만 봐서는 오해할 수 있고 한번 봐서는 못 느낄 수 있다. 그림책은 천천히 오래 봐야 하고 자세히 봐야 한다.아직 한참 덜 봤다. 숲과 호수에 한참 더 같이 살으리랏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