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의 비밀 사계절 동시집 20
이안 지음, 심보영 그림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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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시인을 좋아한다. 시가 먼저 좋았지만 시인을 ZOOM강연, 유튜브 채널 등으로 만나며 더 좋아졌다. 그런 시인이 새 동시집을 냈다니 묻고 따질 것이 무엇인가. 보통 시집은 휘리릭 넘기며 손길 눈길 멎는 대로 읽거나 차례 제목을 보고 끌리는 시를 골라 읽는다. 하지만 이안 시인 동시집은 웬일인지 늘 처음부터 차례로 읽어나가게 된다. 이번에도 그러면서 마음에 드는 시마다 플래그를 붙인다. 붙이다가 만다. 너무 많아서 다 붙일 수가 없다. 갸우뚱 잘 모르겠어서, 오늘은 안 닿아서 별로 안 기쁜 시 찾아 붙여 두는 게 낫겠다. 이 동시집 읽은 이들은 다 공감하겠지만 제목, 삽화 그리고 해설까지도 정말 다 사랑스럽다. 이안 시인을 여전히 좋아할 수 있어 기쁘다.

시인은 자연을 가만 들여다보다 흐뭇이 그 속 살아가는 것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해준다. 인간의 거대한 몸으로 덮어 그늘을 만들지 않고 앨리스네서 약을 빌린 양 몸이 그들만 해져서 가까이 옆에서 보고 번역 없이 들을 수 있나 보다. 덕분에 편히 그대로 전해 들을 수 있으니, 다정한 MSG로 달달하게 들리니 기쁘다.
시인은 꽃말을 갖고 시를 즐겨 쓴다. 사월이면 시인의 미선나무 꽃말을 어김없이 품게 된다. 이번 시집에도 여러 꽃말을 지닌 식물들이 나온다. 일일이 검색해가며 생김을 찾아본다. 그러면 시가 더 끄덕여진다. 그러다 잊어버리겠지만 알고 새로 또 알아가는 일이 기쁘다.
시인은 분명 기쁘게 살아갈 것이다. 말 없는 것들의 말을 듣고 작은 것들의 소리를 크게 전하며 사니 어찌 기쁘지 않을까. 시인처럼 살고 싶다. 난들 어려울까. 00살 시인 선언을 해볼 참이다. 나를 아껴 쓰고, 자면서도 읽고 쓰고 바라보며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 연필과 수첩은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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