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차일드 - 제1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4
이재문 지음, 김지인 그림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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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 대한 시선은 극단적이다. 천상 동심으로 한껏 띄우기도 하고 제멋대로 굴어 속을 뒤집어놓는 작은 괴물로 내동댕이치기도 한다. 미디어에서도, 현실에서도 오락가락한다. 어린이는 그렇게 예뻤다 미웠다 종잡을 수 없는 존재이다. 사람은 본디 다 그럴 텐데 어린이는 취약하고, 어른 누구나 지나온 시기라 고유성을 무시하고 속단해버리기 때문에 더 극단이 강화되는 면이 있다.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을 때는 그간 어린이를 대하던 자세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앞으로는 친절하게만 대해주리라 다짐하게 된다. 그러면서 한편 천사 같은 아이들만 있지 않은 현실을 떠올리며 혐오 유발 상황에 놓여본 적 없는 작가가 제한된 경험에 근거해 충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감도 슬쩍 든다. 반대로 혐오스러운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면 악마 같은 양육자의 삐뚤어진 시선에 외면당하고 짓밟혔을 피해 아동의 천진한 본심, 꺾인 천사의 날개를 걱정하게 된다. 어린이는 천사도 괴물도 아니다.
내내 흥미진진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가 지어낸, 판타지스런 변이를 일으키는 신종 질병인 MCS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은유다. 어른보다 숨김의 요령이 부족한 성장기에는 자꾸 본능이 꿈틀대고 제어하지 못한 본능이 탈출해 문제를 일으킨다. 누구나 본능은 들끓고 그 본능을 어찌 억제하는가에 따라 사회(학교)생활의 난이도가 달라진다.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문제시하는 시선에 아이들은 상처받고 낙인찍힌 제 모습을 자책한다. 누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누르면 곪게 되고 곪은 상처는 점점 커져 갈 것이다. 그래서 에너지를 적절히 방출할 필요가 있고 그때 변이가 일어나는 것이다. 변이는 나를 지켜내기 위한, 또 다른 나의 출현이다. 변이 전과 후, 둘 다 나다. 변이를 자기 수호의 은유, 방어 형태로 이해한다. 또 다른 나를 부정하고 싶지만, 그 또한 나 자신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성장의 과정이겠다. 어린이는 재단되지 않는 고유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사람은 다 그렇다. 다만 아이는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이것을 남다른 아이디어로 풀어낸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
마지막 탈출이 호쾌하다. 법 테두리 밖에서 현실적인 답을 찾아가는 것으로 매듭지은 것에 동의한다. 갇혀 비극을 맞는 것은 동화가 아니고, 법을 벗어나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자칫 위험하다고 비난이 재기 될까 염려되었을 텐데 감수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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