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를 잘 버리지 못한다. 재활용하려고 쟁여두곤 한다. 하지만 상자는 자주 생긴다. 버려도 금방 또 생긴다. 택배를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인데도 상자가 넘쳐난다. 플라스틱에 비해 죄책감이 덜해 더 이렇게 너도나도 많이 쓴다면 세상 끔찍하다. 막연한 걱정이 나만의 것은 아니라 이 책에선 상자들이 산처럼 쌓여가다 세상을 먹어 치우는 장면으로 재현된다. 헉! 대문처럼 펼쳐지는 페이지 안 갖가지 상상이 즐겁다. 이런 것들이 실재한다면 미니멀리스트의 소비충동도 자극해 상자가 더 늘어날 것만 같다. 오~NO!!사람을 박스 안에서 못 나오게 '들어가!', '어딜 나와!' 가두는 장면이 왜그리 통쾌한지, 사람은 보이지 않는 상자 나무 숲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지구에 폐끼치는 사람이라 미안하다. 다시 사람들이 버린 상자가 쌓이고 꿈틀거린다. 잉? 끝이 없는 이야기..다. 계속 진행되는 이야기다. 이야기 끝은 우리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