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토끼 그림책이 참 좋아 68
유설화 글.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빠르게 살자' 머리띠를 두르는 결연한 거북이에 의아해하다 다 읽고나면 끄덕끄덕 수긍하게 하는 <슈퍼 거북>에 열광한 독자라면 '뛰지 말자' 머리띠 동여매고 부릅 불끈하는 이 <슈퍼 토끼>도 결코 모른 체 할 수 없다. 얼추 짐작도 되지만 그래도 궁금한 토끼 이야기다.

처음에 반갑고 열광하던 마음에 아쉬움이 스멀스멀.. 비교를 아니 할 수 없다. 난 슈퍼 거북! 그러다 비교를 왜 하나? 토끼는 토끼, 거북은 거북, 유설화는 유설화, 나는 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 평가, 나아가 비난에 어찌할 바 몰라 자기 자신을 송두리째 잃고 만다. 자기 본연의 모습을 보지 않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닫은 채 남들이 말하는 대로 맞추려 한다. 한 술 더 떠 더 막나가주는 오기, 객기를 부리게도 된다. 내가 더 잘 아는 나인데, 하나뿐인 내 인생인데 자꾸 잊어버리고 바보 멍텅구리가 되고 만다.

누구나 살면서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는데 토닥여주며 훌훌 털 수 있게 하는 누군가가 된다는 건 참 좋은 일, 멋진 일이다. 큰 틀에선 작가가 그 일을 해낸 것이지만 책 안에선 토끼 홀로 앓고 앓다 우연히 알게 되고 나았다. 우리 주변의 작은 토끼들을 떠올려본다. 변명할 기회를 주자. 왜 그랬는지 들어주기! 힘써 다독여주자. 안쓰러이 혼자 다 끌어안지 않게.

책을 덮고 맴도는 문장, "누가 뭐래도 역시 나는 ~~(해)야 한다니까!". ~~를 가볍게, 또 무겁게 채우며 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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