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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섯 얼굴 -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 그리고 사랑에 관하여
김건종 지음 / 에이도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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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정신과의사입니다. 한 인간이 자신과 세계를 어느 정도까지 깊이있게 성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입니다. 사람들이 저자처럼 사유한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많은 이들이 책의 내용보다, 정직하고 진지하면서도 유연한 사유방식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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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와 인간 행동 - 인간의 조건에 대한 다윈주의적 전망
존 카트라이트 외 지음, 박순영 감수 / 에이도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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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정신과의사입니다.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한 두 세대에 국한된 심리학  이해의 지평을 수십만년으로 확장하는 놀라운 효과를 낳습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하는가?에대한 타당한 설명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우리는 어디로 향하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줍니다. 이는  이론적인 수준을 넘어 임상에서도 꽤 유용한 생각의 틀이 됩니다.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모든 심리학자, 임상심리학자, 심리치료사, 정신과 의사, 그리고 의대생들에게 추천합니다. 진화심리학 분야 책들 중에 이렇게   잘 정리된 교과서는 없습니다.
인간의 행동과 마음에 관심 있는 일반독자들에게도 추천합니다. 옮긴이의 해박한 지식과 깊은 이해, 그리고 유려한 문장 덕분에 번역서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배경지식이 부족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훌륭한 교양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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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8.0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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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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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42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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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선생님의 훌륭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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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이 넘쳐나고 허둥지둥대는 이 도시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도시는 십년 단위로 완전히 재건축되고 밤낮 에너지로 진동한다.
(Nothing is permanent in this fashin-filled, helter-skelter city that completely rebuilds itself every decade and vibrates with energy night and day)


 
전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여행 안내책, 론니 플래닛(Lonely Planet)의 첫문장을 이렇게 장식한 요상한 도시는 어디일까요? 정답은, 서울입니다. 미심쩍은 분들께선 대형서점 외국도서 코너에 가셔서 Lone Planet Seoul 편을 펴보세요. 서울을 소개하는 첫 문장이 딱 저렇게 시작합니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서울에 대한 가장 강렬한 인상은 1년 365일 멀쩡한 건물들을 부수고 새로 짓는 희한한 풍경인가 봅니다. 제가 만난 외국인은 서울에 대해 이런 의미 심장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수도는 600년 동안 여전히 공사 중 (under construction) 이라면서요?"

건설회사 사장 출신으로, 서울을 재건축한 것도 모자라 한반도 전체를 갈아엎고 있는 어떤 이는 이런 평가를 수치가 아닌 자랑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재건축으로 폭등한 집값, 땅값 덕분에 재미 톡톡히 보고 있는 땅부자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선거 때만 되면 뉴타운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이 넘쳐나는 것도 그들의 장단에 맞추기 위해서일 겁니다. 하지만,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곳에 살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들도 저들처럼 부수고 새로 지으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2009년 1월 20일 용산에서 우리는 고삐 풀린 재건축 열풍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는지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와 더불어 이 땅의 사법, 행정 시스템을 포함한 국가권력 전체가 개발 이윤을 위해 사람 목숨을 쓰레기처럼 버릴 수 있다는 것도 목격하였습니다. 그리고 조중동 찌라시들이 폭도, 테러리스트 같은 몰염치한 언어들을 구사하면서 한글을 얼마나 더럽히는지도 보았습니다. (루시드 폴이 밴드 미선이 하던 시절, 조중동 찌라시를 보고서, 더러워서 똥 닦는데도 쓰기 싫다며 부른 노래 "치질"이 떠오르는군요;) 용산 참사는 문자 그대로 공화국 시스템의 파산선고였습니다.

저는 용산을 떠올리면, 활활 불타오르던 남일당 옥상 위 망루와, 내려오려고 건물에 아슬하게 메달려 있는 사람에게 물대포를 뿌려대던 섬뜩한 장면만 떠올랐습니다. 그 장면 자체가 주는 충격이 워낙 컸고, 경찰과 검찰의 대응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사건 이후의 상황에만 관심을 가졌지, 사건 전에 돌아가신 분들께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집회 때 유가족들의 발언을 통해 간헐적으로 들어왔을 뿐, 잘  알지는 못 했습니다. 그런데, 용산참사 1주년이 되던 1월 20일, 보리출판사에서 용산참사를 다룬 그림책 두 권을 출간해주었습니다. 좀 더 일찍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정말 반갑고 고마운 일입니다.

[내가 살던 용산]은 여섯 명의 만화작가들이 돌아가신 다섯 분을 한 명씩 맡아 개인적인 삶을 그렸고, 마지막에 고 이상림님의 아들이자, 대책위 위원장을 맡았던 이충연 님의 증언을 바탕으로 2009년 1월 20일 새벽의 망루 상황을 그렸습니다. [내가 살던 용산]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단순합니다. 찌라시들과 경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들은 도심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그냥 열심히 살았던 평범한 이웃들이었습니다. 보통 철거민들의 투쟁이 과격해지면, 찌라시만 열심히 읽은 사람들은 이런 비판을 합니다. 전철연은 남의 일에 끼어들어 떡고물을 노리는 폭도집단이다, 철거민들은 먹고 살 거 충분한데도 보상금 더 타려고 난리치는 사기꾼들이다, 법을 지켜야지 저런 과격투쟁으로 이웃들을 괴롭힌다....저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대학교 새내기 때 학교 근처 철거촌에 들락거리면서 철거민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 용역 깡패들의 폭력을 목격한 후로는 진실이 얼마나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철거민들이 초기부터 그렇게 과격한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용역 깡패들의 살인적인 폭력에 시달리고, 도움을 요청해도 그 폭력을 수수방관하거나 오히려 두둔하는 경찰들에게서 좌절하고 나면, 그들이 기댈 곳은 자기 스스로 밖에 없습니다. 당하지 않기 위해 살기 위해 무장하는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솔직히 저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지 않은 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란 집]은 남일당 건물 옆에 있는 레아겔러리(사건 이전에 고 이상림님과 이충연님이 운영하던 레아 호프)에 이승현 작가가 그렸던 그림들을 다시 그려서 책으로 묶어낸 그림책입니다. 대사는 의성어 몇 개 빼고는 하나도 없지만, 그림만으로도 용산참사의 진실을 알리는데 충분한 호소력을 지닌 책입니다. 작가는 대사 대신 하고 싶었던 말을 마지막 장면의 그림에 이렇게 박아넣었습니다. "우리들은 내가 똑같은 아픔을 당하지 않으면 남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내일은 행복해질 거라고 가족에게 인사하고 파란집으로 올라갔던 사람들, 우리는 살고 싶다고 절규하던 그때 그 사람들의 아픔을 내가, 우리가, 조금이라도 이해를 했더라면 소중한 생명들은 불타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용산 희생자분들의 장례는 치뤘지만, 용산 참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무엇보다 참사 현장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합니다. 아직까지 다섯분들이 단순히 불에 타 죽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다행히 법원이 미공개된 검찰수사기록을 변호인단에게 공개하도록 했지만, 검찰은 이에 불복하여 법원과 검찰 사이의 갈등으로까지 비화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담당 검사들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보지 못 하고 있는 사실들이 무엇인지, 당신들이 죄를 묻고 있는 사람보다 더 큰 죄를 지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작년 11월 23일, 유엔 사회인권위원회가 용산참사 재발방지를 촉구하며 한국 정부에 보냈던 권고문을 올려둡니다. 내용을 보아하니, 정부도 공개하기 창피했는지, 강제철거와 관련해서 유엔에 제대로 보고도 안 한 것 같더군요. 나라 안 팎으로 정신차리라는 쓴소리가 이렇게 많은데, 파란 지붕 아래 계신 분은 언제쯤 귀를 여실지 모르겠습니다.

위원회는, 강제철거민들을 위한  효과적인 자문과 법적 배상, 충분한 보상이나 적절한 이주 대책이 없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또한 위원회는 정부의 보고가 거대한 개발 계획의 결과로 이루어진 강제철거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위원회는 용산참사와 같은 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강제철거를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며, 철거민들을 위한 임시주거 대책과 사전 통보 없이는 어떠한 도시 재개발 계획도 시행되어서는 안 됨을 권고하는 바이다. 위원회는 정부가 철거민들을 위해 시급히 아래의 사항들을 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1) 강제 철거민들에게 적절한 보상과 이주 대책을 마련하라.
(2) 개발 계획이나 주거환경 정리 계획을 시행하기 전에, 사회적 토론과 의미 있는 협상을 거쳐라.
(3) 새로운 주거지에 식수, 전기, 세면 및 위생시설, 학교, 의료기관, 교통과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라.
(4) 다음 정기 보고에는 강제철거에 대해 년도별로 성별, 나이별, 가정별로 세분화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라. 
 
 
27. The Committee is deeply concerned at the lack of effective consultation of, and legal redress for, persons affected by or likely to be affected by forced removal or forced evictions and the lack of sufficient compensation or adequate relocation sites to individuals and families who have been forcibly removed. The Committee also regrets that the State party report did not contain sufficient information on the extent of forced evictions carried out in the State party, in particular as a result of the enormous scale of development projects.

The Committee recommends that forced eviction be used only as a measure of last resort and that no project of development or urban renewal be carried out without prior notification and access to temporary housing for those affected so as to avoid recourse to violence as in the Yongsan incident.
The Committee urges the State party, as a matter of priority, and in line with General Comment 7 of the Committee on forced evictions, to:
 
(a) ensure that persons forcibly evicted from their homes be provided with adequate compensation and/or offered relocation;
(b) undertake public debate and meaningful consultations with affected residents and communities prior to implementing development projects and residential environment clearance plans;

(c) ensure that the new housing sites are provided with basic services and utilities such as drinking water, electricity, washing and sanitation facilities and easy access to schools, health care centres and transportation:
(d) provide detailed information on forced evictions with disaggregated data on an annual basis by gender, age and households in the next periodic report.

- from [  Consideration of reports submitted by States parties in accordance with articles 16 and 17 of the Covenant -  Republic of Korea] By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Forty-third session, Geneva 2–20 Novembe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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