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단편선 소담 클래식 6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임병윤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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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사악함을 섬세하게 풀어 낸 포의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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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단편선 소담 클래식 6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임병윤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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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에드거 앨런 포

에드거 앨런 포(1809-1849). 추리 소설과 공포 소설의 창시자, 미국 근대 문학의 뿌리, 단편 소설의 선구자 등 그를 지칭하는 말은 매우 많다. <포 단편선>(소담출판사, 2025)은 그의 가장 유명한 단편 소설인 <검은 고양이>를 포함한 6선의 단편 소설집이다.

섬뜩한 이야기

<도둑맞은 편지>를 제외한 5개의 소설은 모두 섬뜩하다. 모든 소설에는 다양한 '죽음'이 등장한다. <검은 고양이>는 고양이와 아내의 죽음이, <어셔가家의 몰락>은 오누이의 죽음, <적사병의 가면>에는 흑사병과 같은 많은 사람의 죽음, <함정과 시계추>에는 눈앞까지 다가온 죽음, <유리병에 남긴 편지>에는 사고로 인한 죽음이 등장한다. 포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덤덤하고 냉정하게 묘사한다.

이런저런 궁리 끝에 결국 무엇보다도 근사한 방책이 머리에 떠올랐다. 중세의 승려들이 살해한 시체를 벽에다 접어넣고 발라 버렸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것처럼, 나도 지하실 벽 속에다 시체를 틀어넣고 벽을 발라 버리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검은 고양이>, 23쪽

<어셔가의 몰락>처럼 포가 취하는 관찰자의 입장도 소설을 오싹하게 만든다. '나'는 어린 시절 친구 로데릭의 요청으로 그의 집에 가게 된다. '나'는 죽음이 드리워져 있는 집을 묘사한다. 이러한 묘사는 이야기 전반에 공포심을 불어 넣는다.

하지만 아름다운

포가 서술하는 배경들은 선뜩하지만 읽고 있으면 빠져들게 된다. 황폐하면서도 어딘가 아름다운 풍경이기 때문이다.

일곱 번째 방은 거의 천장에서부터 온 벽에 이르기까지 검은 벨벳 색 태피스트리가 휘둘러져 있었으며 똑같은 재질과 색조를 내는 바닥의 융단 위로 흘러 내려와 그 끝은 두껍게 접힌 채로 있었다.

<적사병의 가면>, 70쪽

그는 풍경뿐만 아니라 인물의 성격, 사건의 개요를 세세하게 기록한다. <유리병에 남긴 편지>는 화자가 어떻게 편지를 남기게 되었는지를 꼼꼼하게 묘사함으로써 그의 성격과 그가 겪은 일들을 생동감 넘치게 전달한다. 포의 단편들은 사람을 겁에 질리게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을 홀리기도 하는 공포소설이다.

스미추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소설

독서가 '힙한 행위'라는 생각이 퍼지면서 '스미추'라는 말이 생겼다.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줄임말로 유명 아이돌이 추천하는 장르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스미추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사건의 긴장감, 사건의 전말을 추리하는 지적 활동 등을 뽑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이유는 인간 내면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추'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포 단편선>은 위의 이유를 모두 충족하는 책이다.

하지만 나는 내 영혼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분명한 사실만큼이나 이런 사악성은 우리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아주 원시적인 충동 가운데 하나로, 인간을 이끄는 기본적인 힘 또는 성정이 서로 불가분적이거나 융화되어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검은 고양이>,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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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 사과와 링고
이희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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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멋지고, 더럽고, 엉뚱하고, 끔찍한˝(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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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 사과와 링고
이희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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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멋짐


 제26회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희주 작가는 수상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문학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문학에서는 모든 것들이 다 뒤엉켜야 한다고, 아름다운 이야기든, 끔찍한 이야기든 문학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저는 이런 '끔찍한' 이야기야말로 문학에서 해야 한다고 봐요. (중략) 그렇게 말들이 범람하고 서로 뒤엉키는 걸 꿈꿉니다. 새롭고, 멋지고, 더럽고, 엉뚱하고, 끔찍한 거, 그래서 전부인 모든 것을 문학 안에서 만날 수 있길 언제나 바라고 있어요. 


대상 수상작가 인터뷰, 138-139쪽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북다, 2025)는 이런 작가의 말처럼 모든 이야기가 뒤엉켜있다. 한 작품에 모든 장르가 담긴 작품도 있고 각자 멋짐, 끔찍함, 엉뚱함을 맡고 있는 작품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멋짐'을 담당하고 있는 작품은 <너는 별을 보자며>라고 생각했다. 화자는 아내인 '은하 씨'와 은하 씨가 최근 푹 빠져 있는 가수의 콘서트에 다녀온다. 콘서트에서 화자는 은하 씨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자신과 은하 씨의 관계를 되돌아본다. 이 작품이 '멋짐'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아름다운 문장들 때문이었다. 특히 은하 씨가 좋아하는 가수에 대한 화자의 생각은 누군가를 좋아할 때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38호는 은하 씨에게 그 정도 존재일까. 너무 아름다워서 가까이서 보고 싶지 않은. 어두운 길을 걷다 걸음을 멈추고 문득 올려다보고만 싶은.


174쪽


끔찍함


 그런가 하면 '끔찍함'이 크게 다가왔던 작품들도 있다. 이 작품들은 끔찍한 결말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하지만 끔찍한 결말은 왜 그런 결말을 맺을 수밖에 없었는가를 고민하게 한다. <사과와 링고>에서는 '자매'라는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를 가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문제로 남는다. <삽>에서는 재구가 허술하다고 느껴지는 자기 자신을 탈피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씁쓸함을 남긴다. 



그 외 다양한 매력


 작품들은 그 외에도 다양한 매력을 내뿜는다. <사과와 링고>는 K-장녀가 여전히 '집안 밑천'으로서 가지는 부담감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옮겨붙은 소망>은 현대 사회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n&n's와 화자 모두 엉뚱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빈티지 엽서>는 가장 빛나던 때를 다시 마주한 사람의 희미한 활력을 보여주고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에는 한편으로는 귀여운(?) 오컬트적인 장면들이 있다. 



 신형철 평론가가 문학은 피를 흘리지 않고 다양한 삶의 방식을 체험해 볼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책에 실린 작품들은 여러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다룬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고민해 볼 문제들도 남겨둔다. <사과와 링고>에서는 가족끼리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욕망까지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팬의 창작활동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의 문제가 남는다. <옮겨붙은 소망>에서는 타인과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를 고민해 보게 한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는 각자의 매력이 뚜렷한 소설들을 통해 가족, 아이돌과 팬의 관계, 현대인의 욕망 등을 되짚어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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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쑤기미 - 멸종을 사고 팝니다
네드 보먼 지음, 최세진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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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환경문제를 시장논리로 해결할 수 있을까

인간의 활동으로 기후가 급격히 변하는 인류세 시대에 들어서게 되면서 사람들은 경제를 발전시키면서 환경을 덜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탄소 배출 거래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기업마다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양을 정해놓고 이를 넘는 기업은 넘지 않는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유주의 경제 논리를 환경보호에 적용한 것인데 효과는 미미하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비용보다 현저히 싸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인식이 환경보호보다 경제에 더 중심을 두고 있는 이상 시장 논리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많은 환경보호론자들이 지적하듯이 지속가능한 발전은 허상이며 우리는 환경보호 아니면 발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독쑤기미: 멸종을 사고 팝니다>(황금가지, 2025)(이하, <독쑤기미>)는 동물의 멸종을 지속가능한 발전의 측면에서 생각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멸종 위기인 동물들을 구해야 하는 이유

멸종 산업 종사자 헬야드는 감옥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 근미래, "인류의 성장과 번영을 위해서는, 아니 80억 인구가 매일 아침 계속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서"(39쪽) 세계는 '멸종 크레딧'을 도입했다. 탄소 배출권처럼 "매년 일정한 수의 멸종 크레딧을 무상으로 배분하고, 나머지는 경매에 부쳐 공개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40쪽)다. 문제는 탄소배출권처럼 멸종 크레딧도 너무 저렴하다는 것이었다.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비용보다 멸종 크레딧의 비용이 훨씬 싸니 기업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동물을 멸종시켰다. 동물이 멸종되든 자신의 미식에만 신경 쓰던 헬야드는 회사가 소유한 멸종 크레딧을 공매도하여 돈을 벌 생각이었다. 하지만 멸종 크레딧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고, 지능이 있는 것으로 판명 난 독쑤기미를 멸종시키기 위한 크레딧이 필요하게 되면서 헬야드는 범죄자가 되었다.

헬야드는 특별히 악한 인간은 아니다. 그냥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욕망이 조금 더 강한 인간일 뿐이다. 그래서 책에서 이야기하는 멸종 위기는 더 으스스하게 다가온다. 얼핏 보면 헬야드가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인 사람이라고 느끼지만 사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헬야드와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멸종 위기에서 구할 동물들은 인간의 기준에서 지능이 있거나 인간에게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내가 개를 좋아하는 건 개들이 수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동반자 관계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232쪽

카린은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상투적인 이유인 '생태 다양성 파괴', '인간에게 주는 유용성'을 제외하고 각 동물 종들이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 자체로도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카린은 아델로그나투스 마르기나툼에게도 고유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자명하게 깨달았다. 어떻게 이렇게 훌륭하고 복잡하고 재미있는 곤충이 어떻게 그 자체로 가치가 없을 수 있겠는가?

149쪽

책은 서로 상반된 견해를 가진 헬야드와 카린의 대화를 통해 왜 동물들이 멸종되면 안 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또한 헬야드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이 얼마나 인간중심주의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SF 소설은 다큐멘터리보다 강하다

SF 소설은 가상의 과학을 소재로 하여 쓴 소설이다. 과학과 유사하나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과학이다. <독쑤기미>의 독쑤기미 역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동물이다. 하지만 이들이 처해있는 상황은 실제 많은 동물들과 유사하다. 난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인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한 가치 절하 등등. 하지만 김초엽 작가가 한 대담에서 이야기했듯이 SF 소설은 실타래로 감춰져 있는 현실을 보게 만든다. <독쑤기미> 역시 다른 현실의 문제들로 칭칭 감추어져 있는 멸종 위기 동물의 상태와 그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경제적 논리로는 동물들을 구할 수 없으며 철저하게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에게 주는 편리함 때문만이 아니라 인간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동물 그 자체로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실에 없는 어류에 대한 소설은 다른 멸종 위기 동물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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