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 사과와 링고
이희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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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멋짐


 제26회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희주 작가는 수상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문학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문학에서는 모든 것들이 다 뒤엉켜야 한다고, 아름다운 이야기든, 끔찍한 이야기든 문학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저는 이런 '끔찍한' 이야기야말로 문학에서 해야 한다고 봐요. (중략) 그렇게 말들이 범람하고 서로 뒤엉키는 걸 꿈꿉니다. 새롭고, 멋지고, 더럽고, 엉뚱하고, 끔찍한 거, 그래서 전부인 모든 것을 문학 안에서 만날 수 있길 언제나 바라고 있어요. 


대상 수상작가 인터뷰, 138-139쪽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북다, 2025)는 이런 작가의 말처럼 모든 이야기가 뒤엉켜있다. 한 작품에 모든 장르가 담긴 작품도 있고 각자 멋짐, 끔찍함, 엉뚱함을 맡고 있는 작품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멋짐'을 담당하고 있는 작품은 <너는 별을 보자며>라고 생각했다. 화자는 아내인 '은하 씨'와 은하 씨가 최근 푹 빠져 있는 가수의 콘서트에 다녀온다. 콘서트에서 화자는 은하 씨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자신과 은하 씨의 관계를 되돌아본다. 이 작품이 '멋짐'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아름다운 문장들 때문이었다. 특히 은하 씨가 좋아하는 가수에 대한 화자의 생각은 누군가를 좋아할 때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38호는 은하 씨에게 그 정도 존재일까. 너무 아름다워서 가까이서 보고 싶지 않은. 어두운 길을 걷다 걸음을 멈추고 문득 올려다보고만 싶은.


174쪽


끔찍함


 그런가 하면 '끔찍함'이 크게 다가왔던 작품들도 있다. 이 작품들은 끔찍한 결말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하지만 끔찍한 결말은 왜 그런 결말을 맺을 수밖에 없었는가를 고민하게 한다. <사과와 링고>에서는 '자매'라는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를 가진 사람들 간의 관계가 문제로 남는다. <삽>에서는 재구가 허술하다고 느껴지는 자기 자신을 탈피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씁쓸함을 남긴다. 



그 외 다양한 매력


 작품들은 그 외에도 다양한 매력을 내뿜는다. <사과와 링고>는 K-장녀가 여전히 '집안 밑천'으로서 가지는 부담감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옮겨붙은 소망>은 현대 사회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n&n's와 화자 모두 엉뚱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빈티지 엽서>는 가장 빛나던 때를 다시 마주한 사람의 희미한 활력을 보여주고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에는 한편으로는 귀여운(?) 오컬트적인 장면들이 있다. 



 신형철 평론가가 문학은 피를 흘리지 않고 다양한 삶의 방식을 체험해 볼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책에 실린 작품들은 여러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다룬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고민해 볼 문제들도 남겨둔다. <사과와 링고>에서는 가족끼리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욕망까지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팬의 창작활동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의 문제가 남는다. <옮겨붙은 소망>에서는 타인과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를 고민해 보게 한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는 각자의 매력이 뚜렷한 소설들을 통해 가족, 아이돌과 팬의 관계, 현대인의 욕망 등을 되짚어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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