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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옷장 -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박진영.신하나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평점 :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에 관한 영상을 봤다. 그동안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하면 물고기, 갈매기 등 여러 동물들의 몸 속에 있는 이미지만 생각했다. 섬유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티셔츠 한 장에서만 약 12억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방출된다*고 한다. 이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은 나는 면이나 양모 등 천연 소재로 된 옷들을 사기 시작했고 스스로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라며 칭찬을 했다. 하지만 천연 소재로 만들어진 옷도 환경 오염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지구를 살리는 옷장'은 표지에도 실려 있듯이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개론서이다. 옷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 패스트 패션의 유행으로 인한 환경 오염 등 우리가 소비하는 옷들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설명한다. 동물에게서 나온 옷감은 합성 섬유보다 분해가 잘 되어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착각이었다. 가죽이나 양모 등을 얻기 위해 동물들을 사육하면서 탄소가 많이 발생한다. 또한 동물에게서부터 분리한 가죽이나 모를 상하지 않게 가공하는 과정에서 폐수가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천연 소재가 친환경적이지는 않은 것이다.
합성섬유로 만든 옷도, 천연 소재로 만든 옷도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면 유일한 대안은 옷을 구매하지 않는 것일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옷을 사는 대신 책에서 언급한대로 '책임을 가지고' 소비를 해야한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합성 섬유로 된 값싼 옷을 사는 대신 재활용 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산다.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에서 수입된 옷들 대신 로컬 브랜드의 옷을 구입하거나 공정 무역을 통해 수입된 옷을 구입한다. 이러한 선택에는 돈이 더 들 수도 있다. 귀찮은 절차를 감수해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의류 소비가 가져오는 막대한 경제적, 환경적 비용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 책을 통해서 의류 소비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입을 옷이 없어서', '유행에 따라가야 해서' 등 의류 소비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이제는 이유보다는 책임을 더 생각해야 한다. 책임감 있는 소비를 할 때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