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젤루핀'이라는 공주가 있었다. 아버지 왕은 로젤루핀을 위험한 세상에서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돌탑을 쌓고 그 안에 딸을 가두었다. 하지만 로젤루핀은 바깥 세상을 동경하고 갈망한다. 어느 날 로젤루핀 앞에 뜨개질 실과 바늘이 선물로 배달되고 로젤루핀은 이 실로 빨간 늑대 옷을 뜬다. 이 옷은 로젤루핀을 빨간 늑대로 만들어주었다. 빨간 늑대는 돌탑을 부수고 세상으로 나아간다. 로젤루핀은 바깥 세상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빨간 늑대'를 읽고 나서 아이들을 과잉보호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왕은 로젤루핀을 외부 세계에서 보호하기 위해 돌탑에 가두었지만 결국 로젤루핀은 탑 안에 안전하게 갇혀있기보다 바깥 세상으로의 도전을 선택했다. 물론 어린 아이가 혼자 감당하기에 세상은 위험으로 넘쳐난다. 그리고 어른들은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무조건 외부와의 접촉을 막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까? 아이는 자라면서 새로운 세상에 대해 호기심을 키운다. 외부의 자극은 아이의 인지적 발달을 촉진시킨다.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생기는 우정은 아이의 감정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아이는 여러 갈등들을 경험하며 자기 중심 세계에서 탈피하며 비슷한 갈등이 생겼을 때 극복해낼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기른다. 결국 안전을 이유로 외부 세계로부터 단절시키는 방법은 아이를 보호하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극단적인 물리적, 정신적 위험에서 보호하면서 다양한 세상의 모습을 보고 경험하게 도와주는 것이 아이를 지키는 길이다. 뮤지컬 '모차르트!'에는 '황금별'이라는 넘버가 있다. 남작 부인이 자신이 후원하는 모차르트에게 아버지와 대주교의 그늘에서 벗어나라며 용기를 주는 곡이다. 아버지와 대주교는 모차르트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성벽을 높이고 문도 굳게 닫"지만 '황금별'과 '사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혼자 여행을 떠나야만 한다고 남작 부인은 말한다. 모차르트 뿐만이 아니다. 라푼젤도, 싯다르타도 모두 세상을 경험하고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안락함을 버리고 과감하게 여행을 떠났다. 유치원으로, 학교로, 세상으로 자기만의 여정을 떠날 수많은 '로젤루핀'을 위해 부모님들이 이 책을 읽고 성을 높이 쌓기보다 열린 마음의 문으로 아이를 신뢰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