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든 나무처럼

 


마음이 몸에 갇혀 버렸다.

언제나 마음은 몸을 떠나서 자유롭게 노니는 바람인 줄 알았던 나날도

지나고 보니

착각인 듯 꿈인 듯


몸이 엮어가는 것이 마음이란다.

마음이 엮어가는 것은 몸의 기억들


마음이 떠도는 곳은

몸에 닿았던 세상


몸이 느끼기를 싫다며 무뎌지는 날

바람이 서 버린 날

마음이 멈춘 날


온 몸이 마음이었다.

그걸 몰랐던 바보같았던 날들


바싹 마른 채 사각 거리는 단풍나무 잎에

사라진 마음처럼

겨울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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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의 노래 어린이를 위한 인생 이야기 7
미스카 마일즈 지음, 피터 패놀 그림, 노경실 옮김 / 새터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애니만 했을 때 할머니 품은 세상만큼 넓었다.

    그 품에서 언제나 안전하고 따뜻하게 살아갈거라 믿었다.

    첫 장에 보이는 애니와 할머니의 그림을 보는 순간 조금 당황스러웠다.

    티 한점 없이 맑고 매끈한 애니의 얼굴과 사막에 우뚝 서 있는 바위가 연상 되는 할머니의 얼굴은 무뚝뚝해 보인달까? 완고해 보인달까? 애니가 사는 땅의 모습  그대로랄까?  내 어린시절의 따뜻한 품을 가진 할머니의 얼굴과는 조금도 닮아 보이지 않아서 한 참 동안 그 그림을 바라보았다. 아이와 할머니 사이에 놓여진 세월의 차이가 그대로 들어난다고 할까?

   아이였을 때 할머니는 처음부터 할머니 모습으로 태어난 사람이라 믿었던 만큼 할머니의 죽음도 애니에겐 할머니가 더 이상 자신 옆에 있을 수 없다는 것 그 이상은 아니었겠지.

    언제나 변함없이 함께 있을 수 없게 만드는 일 중의 하나로 만나는 죽음.

    떠나지 못하게 붙잡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아이의 모습이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생생하게 느껴지는  삽화에 느껴진다.

    애니가 사는 인디언 마을의 여자들이 다 그랬듯 애니도 할머니가 쓰던 배틀의 봉으로 천을 짜면서 한 올 한 올 어쩔 수 없는 일이 많은 삶을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겠지.

     그래서 일까 마지막에 그려진 애니와 할머니의 그림에서 조금 둘이 닮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죽음은 어른이 되어서도 늙어서도 알기 쉽지 않은 일.

    단지 더 이상 내 곁에 머물러 주지 못한다는 사실 하나만은 알고 있다.

   애니도 이젠 베틀을 짜면서 할머니가 남겨 주신 것들 속에서 기억 속에서 언제나 함께 하는 방법을 알아가겠지.

   조금씩 조금씩 아이들이 자라난다. 함께 하는 사람들 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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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세일
마이클 누닉 지음, 박무영 옮김 / 풀빛미디어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혼자 있어도 외롭고 함께 있어도 외롭고

   그리고 세상은 냉정하게 어떤 위로 행위도 금지해버린 듯 하고 

  집에 누워있어도 향수병 걸린 환자처럼 집에 가고 싶어지고

  그래서 끊임없이 돋아나는  외로움을 잘라버리 듯

   옆에 짝이 있어도 또 다른 짝에게 한 눈을 팔고

   솔직하게 몸으로 느껴지는 욕망과 욕구에 매달려 보지만

  그럴수록 더 채워지지 않는 허기같은 절망감

   어쩔까나?

   한 눈 파는 순간 만큼은 입맞추고 있는 순간만큼은 다음에 대한 어떤 기대감이나

  상상으로 잠깐 외로움이 멈춰서고 흥분에 도취된다.

  누드 세일의 카툰을 보고 있노라면 다들 똑같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고 웃음이 나오게 된다.

  인생도 외로움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주어진 것들은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않으면 낯선 두려움 속에서  언제까지나

 헤어나올 수 없다.

 익숙해지지 않는 단 한가지는 두려움이니 외로움을 받아들여라.

그럼 즐길 수 있다. 누드 세일을 보면서 나오는 웃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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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 16
박은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생각건데, 사랑을 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열여섯에서 스물하나까지가 아닐까.

물론 개인적인 차이가 있으니 간단히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 아래라면 워낙 유치해서 우스울것 같고, 반대로 이십대가 되면 현실적인 것에 매달리게 될 것이다. 그보다 많은 나이가 되면 쓸데없는 잔꾀가 늘게 되고 말이다.


그러나 십대 후반 소년소녀의 연애에는 적당하게 바람이 빠진 듯한 느낌이 있다. 그들은 깊은 사정을 아직 모르니 현실에서는 투닥거리는 일도 있겠지만 그만큼 모든 것들이 신선하고 감동으로 가득 차 있다. 물론 그런 날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영원히 잃어버린 뒤라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러나 기억만큼은 신선하게 머물러 그것이 우리의 남은(아프디 아픈 일이 많은) 인생을 꽤 유효하게 해 줄것이다.


나는 줄 곧 소설을 써오고 있지만 글을 써도 그런 ‘감정의 기억’이란 몹시 소중하다. 설령 나이를 먹어도 그런 풋풋한 가랑의 풍경을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몸속의 난로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과 같아서 그다지 춥지 않게 늙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이유로 귀중한 연료를 모아 두기 위해서라도 젊을 때 열심히 연애를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돈도 소중하고 일도 소중하지만, 진심으로 별을 바라보거나 기타 소리에 미친 듯이 끌려들거나 하는 시기란 인생에서 극히 잠깐 밖에 없으며, 그것은 아주 좋은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라디오에 나오는 이 글귀가 딱 어울리는 다정다감 1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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