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일기 쓰기 - 수학 공부가 즐거워지는
이정 외 지음, 김상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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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난 순간 첫느낌은 꽤 예쁘게 만들어진 책이다 싶었다.

아기자기한 삽화며 깔끔한 편집이 마음에 들었다.

수학을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별개라는 걸 진작에 알아버린 내게 수학은 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다. 수학 시간은 즐겁고 재미있었지만 일정 경지 이상을 못 넘어선 탓인지 학창시절 수학 성적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언젠가 담임 선생님이 교무실로 나를 불러내서 '수학만 좀 더 신경쓸 수 없겠니?'라고 다그쳤을 땐 마지못해 시험을 위한 수학 공부에 매진하기도 했었다. 벼락 공부 탓이었는지 당시엔 좋은 성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 다음부턴 수학을 싫어하지만 않을 뿐 열심히 공부해 본 기억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수학을 좋아한다. 교사가 되어 아이들과 수학 공부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수학을 잘하진 못하더라도 수학을 싫어하지 않는 것 만큼 아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수학 시간 인간 계산기가 되어 후다닥 문제를 풀어내는 것에 급급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어떻게 하면 수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내야할지 막막했다. 사실 내가 수학을 좋아했던 이유는 학문 자체에 대한 동경에 가까운 것이라 막연하게 아이들에게 수학은 재미있는 것이라고 말해주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학습 일기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어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방법을 제시해봐야겠다고 벼르고 있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1장 수학일기가 뭐지 ] 아이들이 쓴 수학일기를 보며 입이 딱 벌어진다. 이런 수학일기는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나 쓸 수 있을 것 같다. 일상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수학적 상황들은 매우 많지만 그것을 발견한다는 것이 조금 막막하게 느껴진다. 도대체 수학일기는 어떻게 쓰는거야? 일단 정해진 형식이 없다니 마음에 부담을 덜어내 본다.

[2장 수학일기 본격 탐구!] 역시 현직 교사가 쓴 책이라 아이들이 쓴 수학일기가 예시로 제시되어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다양한 수학일기의 형식과 주제들을 접하고 있자니 나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무래도 일기 형식으로 접근하는 수학 학습이어서인지 국어 실력도 함께 늘 것 같다. 한 편의 글을 구성해나가는 요령도 차근차근 알기쉽게 기술해두었다.

[3장 수학일기, 이제 직접 써 보자!] [4장 이런 저런 수학일기]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여러 학생들이 직접 쓴 다양한 형식의 수학일기를 볼 수 있다는 것.

수학일기 쓰기를 통해 수학의 매력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 어린 시절에 이런 안내를 받았더라면 수학과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 ^^;
이 책을 통해 학생들에게 수학일기 쓰는 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겠다.
또한 책 전반적인 내용도 마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말하듯 친절하게 기술되어 읽는 데 시간도 많이 안걸리고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아 기꺼이 아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겠다.


201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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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의 심리학 - 그들은 어떻게 친구가 되고 왜 등을 돌리는가
레이철 시먼스 지음, 정연희 옮김 / 양철북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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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소녀들의 심리학>(레이첼 시먼스, 양철북)을 다 읽었다. 짬이 날 때마다 읽어서 처음 읽은 날로부터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읽게 되었다. 작정하고 덤비면 한 시간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을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을 수 있던 것은 그만큼 생각하는 시간도 필요해서였다. 공감하고 또 공감하면서 한편으론 마음이 아팠다.


책 속 추천평들이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나 역시 이 책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런 사례집은 처음이었다. 진작에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소녀들의 은밀한 공격을 폭로하는 일은 소녀들 사이에서 금기시되어 왔다. 나 역시 그 세계를 겪으며 폭로보다는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믿어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하면 '착한 사람'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착하게 산다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우리는 더 따뜻하게 살아야 한다. '착한 사람'의 가면을 쓰고 한 편은 괴롭히고 한 편은 고통을 견뎌야 하는 관계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관계 공격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서로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물론 이 해법이란 것도 실천하기엔 오랜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바로 해보겠다는 의지 아니겠는가?


 


다음은 부모가 딸에게 할 수 있는 잘못된 반응(-)과 더 나은 반응(+)의 예이다.(335쪽부터)


 


(-) 다 지나갈거야./누구나 다 겪는 일이란다.


(+) 그렇구나. 정말 속상하겠다. 안타깝구나. / 엄마한테도 그런 일이 있었단다.


 


(-) 어쨌든 나는 처음부터 그 아이가 마음에 안 들었단다. / 왜 그런 친구들이랑 노는 거니? / 내가 ~하라고 얼마나 타일렀니?


(+) 정말 안타깝구나. 그 친구랑 이야기는 해봤어? / 다음에는 어떻게 하고 싶니?


 


(-) 네가 어떻게 행동했기에 그렇게 됐니?


(+)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같이 생각해볼까?  /(교사나 상담교사와 상의하기)


 


(-) 학교에 당장 전화해야겠다.


(+) 엄마가 선생님이랑 이야기해볼까?


 


(-) 여자아이들은 다 그래. 너도 익숙해질거야.


(+) 여자아이들이 화날 때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설명한 연구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


 


(-) 하지만 너희는 아주 좋은 친구였잖아!


(+) 언제부터 그랬니? 언제 그런 일이 일어나니? 그만두게 할 방법이 있을까?


 


(-) 네가 너무 예민해서 그래. 진심은 아닐거야.


(+) 장난으로 그러지 않은 걸 어떻게 아니? 그 애들이 정말로 너를 괴롭히려고 그러는 게 확실해?


 


책의 마지막에 작가는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는 여자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가장 후회되는 건 그때 말하지 않은 거야. 도대체 뭐가 그렇게 두려웠을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가족 또는 타인을 향한 정서적 지지에 인색한 것 같아 안타깝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야겠다. 인색한 것이 아니라 표현 방법을 잘 알지 못하거나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일게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감받기'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공감하기'에 서툴다. 소녀들의 은밀한 공격도 결국은 서툰 감정 표현의 부작용 같은 게 아닐까? 공감받지 못할까봐 지레 겁먹고 센 척 하는 거다. 좀 더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나와 다른 타인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동안 감춰졌던 이야기들을 풀어내 한 때 가해자였거나 피해자였던 소녀들로 하여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해주고,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는 그 고통의 시간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자들의 세계에 여전히 존재하는 대체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내게도 이 책은 치유의 시간을 마련해줬다. 도움을 받았고, 다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유익한 독서였다.


201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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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토끼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9
가브리엘라 케셀만 지음, 김영주 옮김, 테레사 노보아 그림 / 책속물고기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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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 <스티커 토끼>
책을 다 읽고 난 뒤 든 생각은 '어른이 꼭 봐야 하는 동화'였다.
책을 읽기 전 제목만 봤을 땐 칭찬스티커나 벌점스티커가 소재인 줄 알았다가
이야기 속에서 다루어지는 스티커가 선입견이나 낙인 같은 것임을 알고 나니 생각이 많아졌다.
새학기가 되면 본의아니게 아이들이 전년까지 보였던 성향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게 된다.
누구는 성적이 좋아요. 누구는 문제가 좀 있어요. 누구는 장난이 좀 심해요. 누구는 반장감이예요... 이런 식이다.
사전에 들은 정보는 엄청난 힘을 가진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다 파악했다는 자신감까지 생길 정도다.
그래서 어떤 아이를 보면 '올해 만만찮겠는걸.', 다른 아이를 보면 '아, 저런 아이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지레 짐작하여 그 아이들에게 반응하게 된다.
판단하는 사람이야 제멋대로지만, 판단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인가.
그 때문에 늘 누군가를 판단하는 일을 자제하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 책은 할머니 토끼가 엄마토끼와 아빠토끼가 알려 준대로 적어 붙인 스무 마리의 아이 토끼들의 스티커가 거센 바람에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아이 토끼들을 구별하기 어렵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할머니 토끼는 각각의 아이 토끼들을 구별하고자 애를 쓰지만 막상 여러가지 상황에 부딪치자 어떤 스티커로도 아이 토끼들을 구분지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할머니 토끼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정말 대단해!"



대단한 아이들에게 시시한 아이들이라는 스티커를 못붙여 안달난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었다.
우리에게도 우리가 아이들 혹은 주변 누구에게라도 붙인 스티커들을 날려버릴 거센 바람이 불어왔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 책이 그런 바람(모든 스티커를 날릴만큼은 못되더라도)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 ^^


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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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공룡 비즐리 이야기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20
올리버 버터워스 지음, 원혜진 그림, 홍성미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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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보면서 문득 어릴 때 꼬마 흡혈귀 동화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법 한 캐릭터들에 심취해 있던 시절을 새삼 기억해낸 이유는 <내 친구 공룡 비즐리 이야기>를 읽으며 '이 시대에 왠 공룡알?!' 이라며 '말이 안되는 이야기'구나 판단하고 읽기 시작한 나 때문이었다. 금세 순수하게 이야기에 빠지지 못하는 어른이 된건가 싶어 잠시 서글펐던 것 같다. 게다가 책장을 넘기며 나도 모르게 비즐리가 말을 하는 공룡이겠거니 비즐리와 주인공 소년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펼쳐지겠거니 짐작해버리기까지 했으니...


소년의 이름은 '네이트'였다. 나는 네이트 주변의 어른들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의심하고 제멋대로 판단했다. 그리고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어떻게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공룡이 생존을 유지할 수 있으며 어차피 한 마리에 불과하니 결국 멸종될 것이지 않느냐는 생각 혹 다른 생물의 돌연변이는 아닐까라는 생각 등을 하며 세금 문제, 인간에게 어떤 해를 끼치지 않을까 등의 문제를 이 이야기 속 어른들과 똑같이 고민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동화를 읽을 때 내 입장을 더 내세우게 되었을까 싶다. 그런데 최근 읽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어떤 책들을 떠올려봐도 이만큼 회의적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동안 내가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들을 다룬 책들만 골라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공룡이 나오는 이야기를 읽어 본 적이 언제였지?


어쨌든 이 이야기엔 트리케라톱스에 속하는 비즐리라는 공룡이 나온다. 네이트는 이 공룡의 탄생에 큰 역할을 했으며 끝까지 비즐리를 지켜주는 책임감 있는 소년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현실적으로 이야기는 전개되고, 사회에 대한 적절한 풍자도 발견할 수 있으며 소년이 공룡 친구를 돌보고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순수함을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기대했던 것보다 즐겁게 이야기를 읽었다. 책 표지에 중학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명시되어 있듯 중학년 이상의 친구들이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리고 의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본다.


좀 더 순수해지고 더 많이 상상할 필요가 있겠다.^^ 다른 공룡 친구가 나오는 동화나 더 찾아볼까나? 


20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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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배우는 음악의 모든 것
미카엘 로젠펠트 지음, 오렐리아 프롱티 외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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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음악'은 어려운 것이었다.
듣고 따라 부르면 되는 것에서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듯 악보와 음악의 역사, 음악 형식 등을 억지로 외우는 일이 곤혹스럽게 여겨졌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피아노를 비롯한 여러가지 악기를 배우던 학생들은 지금만큼 흔치 않았다. 집집마다 평소 다양한 음악을 듣고 음악회를 찾아다닐만큼 음악을 제대로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기엔 우리 사회가 해야 하는 숙제(경제적 성장?)가 너무 많기도 했다.


막연히 관심은 있지만 여전히 바로크 음악이니 화성이니 같은 단어들을 만나면 음악은 나와는 먼 세계 사람들이나 즐기는 건가 싶어 어렵게 느껴진다. '음악'이란 단어만 생각하면 외국의 팝이나 국내 대중가요를 즐기는 것과는 별개로 공부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관련 서적들을 구해서 보고, 늦은 나이에 피아노 학원이니 다른 악기 학원도 다녀봤다. 1년에 2회 이상은 음악회도 찾아다녔다. 하지만 여전히 음악은 누군가와 쉽게 이야기 나눌만큼 가벼운 소재는 못되는 것 같다.


어려울수록 더 쉬운 길, 더 기본이 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음악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그다지 두껍지 않고, 내용도 빽빽하지 않아 마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책 같은 느낌의 책을 선택했다.


CD가 딸려 있으니 출퇴근길에 한번씩 내용을 들으면 좋겠다 싶었다.


친근한 음악, 친절한 설명,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음악적 지식.


꽤 예쁜 책이었다.


어른이 되었으니 남들에게 보일 때도 그럴싸한 두꺼운 책들을 골랐다가 낭패 본 적이 많았다. 제대로 원하는 것을 알기도 전에 어려운 표현들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책장을 덮었던 일도 여러 번.


이런 책으로 시작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먼 길을 돌아온 것 같다.


오케스트라를 악기 그림으로 한눈에 볼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떤 악기들이 사용되는지를 마치 수학 공식 외듯 외우려했던 것 같다. CD를 통해 악기소리나 성악 파트별 노래 소리도 들을 수 있어 훨씬 쉽게 책의 내용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책의 끝부분에 가나다순 용어설명이 들어간 것도 좋았다.


음악의 모든 것을 알아가는 데 첫걸음을 떼게 해줄 괜찮은 책이었다.


20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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