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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배우는 음악의 모든 것
미카엘 로젠펠트 지음, 오렐리아 프롱티 외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턴가 '음악'은 어려운 것이었다.
듣고 따라 부르면 되는 것에서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듯 악보와 음악의 역사, 음악 형식 등을 억지로 외우는 일이 곤혹스럽게 여겨졌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피아노를 비롯한 여러가지 악기를 배우던 학생들은 지금만큼 흔치 않았다. 집집마다 평소 다양한 음악을 듣고 음악회를 찾아다닐만큼 음악을 제대로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기엔 우리 사회가 해야 하는 숙제(경제적 성장?)가 너무 많기도 했다.
막연히 관심은 있지만 여전히 바로크 음악이니 화성이니 같은 단어들을 만나면 음악은 나와는 먼 세계 사람들이나 즐기는 건가 싶어 어렵게 느껴진다. '음악'이란 단어만 생각하면 외국의 팝이나 국내 대중가요를 즐기는 것과는 별개로 공부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관련 서적들을 구해서 보고, 늦은 나이에 피아노 학원이니 다른 악기 학원도 다녀봤다. 1년에 2회 이상은 음악회도 찾아다녔다. 하지만 여전히 음악은 누군가와 쉽게 이야기 나눌만큼 가벼운 소재는 못되는 것 같다.
어려울수록 더 쉬운 길, 더 기본이 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음악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그다지 두껍지 않고, 내용도 빽빽하지 않아 마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책 같은 느낌의 책을 선택했다.
CD가 딸려 있으니 출퇴근길에 한번씩 내용을 들으면 좋겠다 싶었다.
친근한 음악, 친절한 설명,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음악적 지식.
꽤 예쁜 책이었다.
어른이 되었으니 남들에게 보일 때도 그럴싸한 두꺼운 책들을 골랐다가 낭패 본 적이 많았다. 제대로 원하는 것을 알기도 전에 어려운 표현들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책장을 덮었던 일도 여러 번.
이런 책으로 시작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먼 길을 돌아온 것 같다.
오케스트라를 악기 그림으로 한눈에 볼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떤 악기들이 사용되는지를 마치 수학 공식 외듯 외우려했던 것 같다. CD를 통해 악기소리나 성악 파트별 노래 소리도 들을 수 있어 훨씬 쉽게 책의 내용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책의 끝부분에 가나다순 용어설명이 들어간 것도 좋았다.
음악의 모든 것을 알아가는 데 첫걸음을 떼게 해줄 괜찮은 책이었다.
201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