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토끼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9
가브리엘라 케셀만 지음, 김영주 옮김, 테레사 노보아 그림 / 책속물고기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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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 <스티커 토끼>
책을 다 읽고 난 뒤 든 생각은 '어른이 꼭 봐야 하는 동화'였다.
책을 읽기 전 제목만 봤을 땐 칭찬스티커나 벌점스티커가 소재인 줄 알았다가
이야기 속에서 다루어지는 스티커가 선입견이나 낙인 같은 것임을 알고 나니 생각이 많아졌다.
새학기가 되면 본의아니게 아이들이 전년까지 보였던 성향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게 된다.
누구는 성적이 좋아요. 누구는 문제가 좀 있어요. 누구는 장난이 좀 심해요. 누구는 반장감이예요... 이런 식이다.
사전에 들은 정보는 엄청난 힘을 가진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다 파악했다는 자신감까지 생길 정도다.
그래서 어떤 아이를 보면 '올해 만만찮겠는걸.', 다른 아이를 보면 '아, 저런 아이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지레 짐작하여 그 아이들에게 반응하게 된다.
판단하는 사람이야 제멋대로지만, 판단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인가.
그 때문에 늘 누군가를 판단하는 일을 자제하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 책은 할머니 토끼가 엄마토끼와 아빠토끼가 알려 준대로 적어 붙인 스무 마리의 아이 토끼들의 스티커가 거센 바람에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아이 토끼들을 구별하기 어렵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할머니 토끼는 각각의 아이 토끼들을 구별하고자 애를 쓰지만 막상 여러가지 상황에 부딪치자 어떤 스티커로도 아이 토끼들을 구분지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할머니 토끼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정말 대단해!"



대단한 아이들에게 시시한 아이들이라는 스티커를 못붙여 안달난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었다.
우리에게도 우리가 아이들 혹은 주변 누구에게라도 붙인 스티커들을 날려버릴 거센 바람이 불어왔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 책이 그런 바람(모든 스티커를 날릴만큼은 못되더라도)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 ^^


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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