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리 수호믈린스키
그가 쓴 책을 한 권 가지고 있다.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이다. 600여쪽이나 되는 두툼하고 100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가끔 백과사전 펼쳐 보듯 보려고 책을 구입했었다. 그런 이유로 아직 완독은 하지 못했다. 그러다 읽게 된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는 이미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을 제대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의욕을 이끌어냈다.
글은 어렵지 않았지만 마음 한 자리가 묵직해진다. 그가 강조하고 있는 전인교육의 요소와 그 요소 요소를 강화시켜준다 믿어 제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활동에 공감한다. 교육의 힘과 경이로움을 믿고 그 이상을 실현하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친 그 열정이 매우 존경스럽다. 우리의 교육 정책은 그가 말하는 교육이 추구해야 하는 이상에 얼마나 맞닿아 있을까? 회의가 일기도 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계속 생산되고 나누어지고 있으니 다시 희망을 품게 된다. 수호믈린스키의 반의 반만 따르라 해도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그는 온 생을 아이들을 사랑하고 잘 길러내는 데 바쳤다. 그래서 이 책은 그의 머리와 마음을 가득 채웠던 사랑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의 모든 실천이 나를 돌아보게 한다. 아이와 교사가 함께 빛나는 길 위에 서고 싶다.
수호믈린스키는 교사들에게 네 가지 자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에 대한 사랑, 자신의 교과에 대한 열정, 교육적 사고에 대한 지식, 전수 가능한 노동 기술. 당연한 것 같지만, 끝없이 스스로를 다독이고 애써야 하는 교사의 삶. 그의 이야기를 통해 가르치는 일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의지를 다진다.
대부분의 문장에 밑줄을 긋고 싶을 정도로 생각을 곱씹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 중 일부를 아래 옮겨 글을 매듭짓고자 한다. 더 많은 이들이 이 책과 만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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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 교사에게 창조는 무엇보다도 인간을 알아가고 발견하는 과정이다. 인성의 다양함과 무궁무진함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p.20 강압적 교육이 아닌 감화를 통한 교육의 힘
p.43 광범위한 의미에서 학습은 우리가 교육이라고 부르는 꽃의 꽃잎들 중 하나일 뿐이다. 교육에는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마치 꽃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수많은 꽃잎이 중요한 꽃잎과 그렇지 않은 꽃잎으로 구분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교육에서는 수업과 수업 외의 다양한 관심 계발, 집단 내 학생들간의 관계 등 모든 것이 다 소중하다.
p.46 교육은 넓은 의미에서 교육받는 사람과 교육하는 사람 양쪽 모두에게 영혼의 풍요를 선사하고 끊임없는 재생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나는 오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을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풍요롭고 다양한 지적 생활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한 지적 생활의 특징은 다양한 관심, 전망의 폭, 적극적 탐구, 과학과 학문의 최신 경향에 대한 민감성이다.
p.66 교사가 주는 기회와 여백은 학생 스스로가 깨닫는 힘을 길러주는 중요한 촉진제
p.86 진실함과 아름다움을 삶의 목표와 철학으로 끌어올린 사람과 ‘선해지려는 목마름’이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장 필수적이고 섬세한 접촉은 교사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말을 활용한 교육은 ‘교육 가능한 사람’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아이들의 ‘교육 가능성’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 : 행복, 타인의 감정에 대한 감수성, 타인에 대한 믿음. 아름다움(자연과 예술, 인간관계의 아름다움 경험하기)
p.92 계발해야 할 핵심 역량 : 감수성, 공감능력
p.99 수호믈린스키는 가족 사랑이 교육에 있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했다.
p.111 학교는 학습과 쉼, 그리고 놀이와 일이 공존하는 전인적 발달의 가장 중요한 환경
p.126 배운 지식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느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지식을 통해 얻은 삶의 철학이 형성되는 과정은 아이의 영혼에 대한 교육자의 사색적 통찰력을 포함한다. 이것은 학생의 사고방식, 주변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 노동 활동을 교육적으로 능숙하게 제어하는 통찰력이다.
p.203 교육자의 인간적인 소명은 가장 취약한 학생이라도 성공의 기쁨을 경험하도록 하는 데 있다. 그렇게 해야만 여러분에게 교육받고 학생의 작은 기쁨은 가족 안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심리적 화합을 강화하는 강력한 정신적 힘으로 작용한다.
p.224 내 생각에 우리를 이해하고 있는 ‘아이를 향한 교사의 사랑과 교사를 향한 아이의 사랑’은 한 사람에 대한 경외감과 정신적 풍요로움에 대한 존경심에서 시작한다.
p.249 모든 아이를 개별적으로 대하는 태도
p.250 공부를 한다는 것은 진리를 발견하고 의문을 품는다는 것이다. 학생이 모르는 것을 이해하고 느끼도록 해야 하며, 의문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당신이 만약 이렇게 했다면 그것은 벌써 일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교수 준비를 할 때 이 견지에서 교재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 얼핏 보기에는 잘 보이지 않는 인과적 연계가 맺어져 있는 바로 그 교차점을 찾아내야 한다. 거기에서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의문은 알려는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p.254 나는 개인의 특성이 셀 수 없이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창조가가 되어 이 세상에 흔적을 남길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 사회를 건설하려는 목적이다.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어떤 사람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별들이 하늘에서 빛나는 것처럼.
p256 새로운 세대를 인간답게 길러내는 것
교육은 진정으로 인간다운 인간을 길러내겠다는 유토피아적 열망을 유지해야 한다.
2019.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