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좋은 일이 오려나 봐 - 자폐스펙트럼 딸을 키우는 거북맘의 일기
고현선 지음, 류단아 그림 / 자상한시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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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어린이 TV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는 2015년 4월 자폐증 인식의 달을 통해 '줄리아(Julia)라는 새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줄리아는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4살 여자아이로, 줄리아는 큰 소리에 예민하고, 옷을 입고 벗는 것을 어려워하며 친구들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는 못하지만, 친구들과 많은 것을 해나가고 있는 소녀다. 하지만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반짝반짝 작은 별을 함께 부르며, 비눗방울을 만들기도 한다.

줄리아를 등장시키기 위해 세서미 스트리트의 제작진들은 오랜 시간 자폐증을 연구했고, 그들은 줄리아를 통해 전 세계 자폐성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과 가족들,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공동체에 많은 메시지를 던져왔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는 자폐증을 가진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뽀로로나 카봇처럼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에 줄리아처럼 자폐증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하고, 세서미 친구들처럼 줄리아를 이해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폐 아동의 편견을 조금씩 허물 수 있을 것이다. 줄리아와 세서미 스트리트 친구들이 함께 소통해 나가는 방식을 지켜보는 것처럼 우리 사회의 자폐증과 자폐 아동에 대해 지켜봐 주고 응원해 준다면 작은 이해가 조금씩 쌓일 수 있지 않을까.

어떤 현실은 때때로 삶을 슬프게 만든다. 인정하기 싫지만 삶을 망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결국 모든 걸 끌어안고 맹목적으로 사랑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기도 하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현실의 벽과 사회의 편견, 오해와 두려움에 압도당해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도,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혀 쓰러지는 날도 분명 찾아온다. 하지만 결국 다시 씩씩하게 털고 일어나는 단아의 모습에 사랑보다 깊은 감정을 느끼고 무한한 용기와 사랑을 반복할 것이다. 사랑은 편견에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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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 같이 봐요 (홀리데이 에디션, 양면 커버)
엄지사진관 지음 / 북로망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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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인연을 맺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나와 마음이 통하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지금 내가 마주한 세상은 힘들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어렵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그게 누가 됐든, 어떤 관계로 어디서 만나든 반드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내가 내리쬐는 햇빛을 싫어한다고 해서 하늘 위에 떠 있는 태양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햇빛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든 없든 태양은 그 자리에 꿋꿋하게 존재하며, 나와 반대로 그 태양과 햇빛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도 나는 나 자체로 소중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주위 사람도 많다. 나는 이제 내가 싫다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신경 쓰기보다는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아끼고 소중히 대해 주는 삶을 살기로 했다.

우리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은 마음만으로 안 되는 일이 허다하고, 어떤 건 아예 마음에 문제가 아닌 경우도 있다. 관계에서 실망은 계절처럼 찾아오는 것이라고 여기며, 순간의 감정이 오래된 관계를 망치게 두지 않을 것이다. .

나는 가끔 내 사람들과 보냈던 너무나 행복해 마지않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 기억으로 살아간다. 그때 느꼈던 행복이라는 감정은 단어 하나로 담기에 너무 큰 의미가 담겨있어서 아주 가끔, 마음 속 깊숙이 담아두고 가끔 혼자 꺼내 본다. 그 순간에 내가 느꼈던 감정과 기분은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 준다. 그럴 때면 한때의 기억으로 평생을 사는 사람이 된 기분이 드는데, 결국 그 기억은 나에게 무한한 우주가 되어 하루를 살아갈 힘을 길어 올릴 수 있는 촉진제가 된다.

이렇게 평범한 오늘도 나를 살아가게 할 무수히 많은 감정들이 있기에, 먼지가 쌓인 기억도 다시 닦으면 빛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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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괴담실록 - 유튜브 채널 괴담실록의 기묘한 조선환담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괴담실록 지음 / 북스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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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이란 보통과 달리 괴이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말한다.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괴담실록>은 사람들이 지어낸 환상의 유토피아나 판타지 대륙이 아닌, 우리 조상들의 삶의 터전을 기반으로 한 조선의 기묘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유튜브 채널 '괴담실록'의 괴담 모음집을 바탕으로, 유튜브에서 전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와 조선과 고려의 괴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신비하고도 괴이한 이야기들을 모아 하나의 책으로 엮어냈다.

역사 속에서 이야기(소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배척되다가, 점차 교훈성과 작품의 허구성이 인정되면서 뒤늦게 문학의 한 장르로 인정받게 되었다. 초기 양반가 사람들의 한문학 중심 영웅 소설과 가정 소설을 시작으로, 후기에는 중인들과 서민들의 의식이 고취되어 이야기의 향유층이 점차 확대되었다.

당시 그들은 삶의 희로애락을 묘사하고, 사회에 만연된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작품들을 창작해 내기도 했다. 기존의 이야기들보다 인간의 감정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사회의 부정과 비리에 대하여 신랄하게 고발하는 작품이 주를 이뤘다. 이야기의 주인공들도 영웅적인 존재로부터 이름 없는 서민적인 인물로 전환되어 갔고, 배경도 비현실적인 세계보다는 현실적인 인간 세계로 옮겨갔다.

당시 그들이 영웅담보다 평범한 인물의 현실적인 사건에 열광한 이유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통해 사회 전반의 부조리함에 작게나마 저항하려고 했던 조심스러운 날갯짓은 아니었을까. 신분과 계급이 존재하던 시대에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던 그들의 삶의 애환을 녹인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세상에 퍼져 결국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괴담실록>이 되어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역사 속에 기록되지 못한 이야기는 잊혀지는 것이 아닌, 기억으로 남아 결국 우리에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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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세이카 료겐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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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것이 사랑인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라는 말처럼, 부재가 느껴질 때 비로소 사랑임을 깨닫는 건 생각보다 더 슬픈 일이다.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를 읽다 보면 죽음과 자살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꼭 '자살'이라고 말하는 게 아닌 '살자'라고 외치는 것처럼 들렸다. 같은 아픔과 슬픈 기억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주는 아이바와 이치노세 둘의 모습에서 감정이란 언제나 증명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살았던 둘은 어느 순간부터 그저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닌, 사랑을 하는 그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처럼 변해갔다.

애정이 어린 마음을 주고받는 건 몇 번을 해도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아이바와 이치노세 또한 매번 다른 애정의 크기에 익숙한 당혹스러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이란 그릇의 크기가 비슷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죽음에서 삶으로의 한 걸음을 함께 나아간다.

모두에게는 저마다 눈 감기 어려운 새벽이 존재한다. 영원한 건 없지만 영원히 특별한 순간은 있다는 말처럼 오늘의 슬픔을 잊지 않고 내일 다시 새로운 생을 맞이하려는 노력은 지금 당장 빛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예측 불가능한 생의 주기를 살아내다 보면 언젠가는 그 끝은 죽음이 아닌 사라지지 않을 이야기가 계속될 것이다.

어떤 사랑은 수명보다 길었다. 책을 덮어도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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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렌지
후지오카 요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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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어 깊은 울림을 주는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이러한 대사가 나온다. 누군가 그랬다. 우리는 살면서 세상에 잘한 일보다는 잘못한 일이 더 많다고. 그러니 우리의 삶은 언제나 남는 장사이며 넘치는 축복이라고. 그러니 지나고 후회하지 말고 살아있는 이 순간을 감사하라고. 정말 삶은 축복이며 감사일까.

죽음은 언제나 곁에 있지만 늘 낯설게 다가온다.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맞게 되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죽음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기다리는 슬픔을 맞이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지만, 과연 나는 눈앞까지 다가온 죽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든다.

후회하지 말아야지 한다고 후회하지 않으면 후회가 없을텐데 삶은 늘 후회의 연속이다. 또한 이 세상은 내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슬픔은 점점 많아진다.

찬란함은 늘 그렇듯, 찰나의 순간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내가 사는 동안 이런 순간은 자주 오지 않는 것이기에 '나의 오렌지'를 더욱 소중하게 간직하려고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 나는 누구보다 행복한 마지막을 보낼 수 있을까. 내 삶은 슬프지만, 마지막까지 그렇게 행복하고 벅차던 순간들로 가득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의 오렌지빛 사랑은 영원히 이곳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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