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느린 걸음>은 1990년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일상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소소한 기억의 편린을 기록한 책이다. 도시 곳곳의 모습을 흑백 사진으로 담아 짧은 글과 함께 기록한 책 속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소박한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또한 오랜 시간 동안 온전히 흐르고 있는 시간을 카메라로 담아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섬세한 시선과 평범하고 솔직하지만, 특유의 담백한 문체로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지친 우리의 일상에 작은 휴식을 내어 준다.꿉꿉한 날씨 탓일까, 요즘 들어 마음을 앓는 일이 잦다. 어느 날의 하루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롭고 쓸쓸하다. 하지만 이 같은 슬픔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의 빛나는 기억 때문이 아닐까. 그때 내가 품었던 감정을 마음 깊숙한 곳에 담아두고 이렇게 괴로운 날 가끔 몰래 훔쳐보기도 한다. 행복이라는 감정으로 담아내기에 너무 벅찼던 감정, 다시 없을 만큼 크게 웃었던 순간,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한다는 걸 알게 해 줬던 기억. 나를 온전하게 만드는 뜨거운 기억들이 모이고 모여 추운 날들을 버티게 하는 난로가 된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한때의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교육을 받는 건 특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다. 아이들에게 교육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이자 차별 없이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온전한 발전의 기회다. <9킬로미터>를 읽다 보면 하늘에서 등교하는 아이를 내려다보는 올빼미의 시선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는 올빼미가 되어 어두운 새벽을 가로지르는 순간부터 날이 밝아 자연 속에서 다양한 동식물과 함께 등교하는 아이를 지켜보게 된다. 9km라는 먼 거리를 걷고 또 걷는 작은 아이지만 교육에 대한 열망을 막을 수는 없다.책의 주인공인 아이가 살고 있는 체코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는 열악한 교육 환경에도 배움을 위해 애쓰는 아이들이 수없이 많다.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자신의 완전한 잠재성을 발휘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인데 우리 사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교육받을 때 아이들과 우리 사회는 더욱 다채롭게 성장할 수 있다. 소외되고 교육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질 날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싶어 하는 세상은 이런 것이라고 말하기를 멈추지 않고 행동하는 것, 세상의 변화는 그렇게 이루어져 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지옥철에 몸을 꾸깃꾸깃 접어 넣고 출근한다. 아침에는 믹스커피, 점심 식사 후에는 아메리카노라는 직장인들의 불문율을 따라 오후 시간까지 카페인의 힘을 빌어 간신히 버틴다. 퇴근 후에는 또 밀려드는 인파 속 지하철에 몸을 싣고 콩나물시루가 되어 어찌어찌 집에 도착한다. 그렇게 오늘도 '회사인간'의 하루가 훌쩍 지난다.일찍 일어나 새벽 운동 후 출근하거나 퇴근 후 시간을 내서 하는 취미활동은 '의지가 강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 혹은 직장인에게 '사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매일 반복되는 삶에 의욕도 없고 힘도 나지 않는다. 이럴 때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하지만 의욕이 없는데 어떻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회사일에 지쳐 운동이나 취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건 잘못이 아니다. 단지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노력했기 때문에 잠시 지친 것 뿐이다. 우리의 삶을 문장으로 비유하자면, 하나의 문장에 잘못 찍힌 글자가 있어도 문장의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때로는 잠깐의 멈춤이 문장을 더욱 집중해서 읽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그렇듯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하지만 그렇다고 인생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실수와 좌절을 딛고 나아가면 오히려 더 빛날 수 있다. 그러니 나 자신에게 조금은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멈추지 않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 맞지 않는 단어와 문장들을 쌓고 또 쌓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에 드는 나만의 문장을 완성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가득하고 나와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누군가의 여행 에세이를 읽는 일은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그런 나에게 <스무 살의 어른이에게, 산티아고>는 길 위에서 얻은 새로운 가치들과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얻은 만남의 소중함과 아쉬움을 전해 주기 충분한 책이었다.순례길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야고보의 유해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발견된 이후, 많은 사람이 그를 기리며 걷던 길이 굳어져 오늘날의 순례길이 된 것이다. 원래는 종교적인 의미로 만들어진 길이지만, 하루하루 순례길을 걷고 또 걸으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걷는 그 순간이 좋아서 걷는 사람들 또한 생겼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특정한 종교가 없어도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또한 꼭 산티아고 순례길을 목표로 하는 사람만이 가는 곳이 아니라 산을 좋아하는 여행자, 트레킹을 좋아하는 여행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진짜 인생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는 곳이다. 지금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는 그들은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아니면 어떤 불편함을 떨쳐내기 위해 그 힘든 길을 택했을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나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보고 싶다. 물론 단순한 여행이 아닌 상상 이상으로 힘든 길이겠지만, 길 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 노란 화살표를 찾아 걸어가면서 진짜 내 인생의 길을 찾아가는 동안 많은 것을 버리고 많은 것을 얻어갈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은 늘 밝게 빛나고 있다.
누구나 원하는 삶의 모습 혹은 자기 자신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누구나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발전하고 성취하려는 것은 인간의 잠재된 욕구이자 본능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에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 그저 살아가기 위해 살다 보면 인생은 마음대로 흘러가고, 우리의 삶은 이를 쫓아가기 위해 살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한 세상은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고, 그 속에서 마주하는 모든 인간관계는 생각보다 더 어렵다.책의 제목이기도 한 '라이커빌리티'라는 단어는 호감도,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한다. <라이커빌리티>에서는 이를 통해 더 나은 삶, 더 값진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라이커블한 사람이 되지 않는다. 살아가며 모든 순간이 반짝거리는 것이 아니듯, 끊임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갈고 닦아야 한다. 결국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남을 사랑하기 전에 먼저 내가 나를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라이커블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은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열린 이야기니까.